상단영역

본문영역

어리석은 대통령을 기다리며

어리석은 대통령을 기다리며

  • 기자명 황문권 기자
  • 입력 2012.08.23 14:0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을 등지고 초야에 묻혀 울분을 삭히며 후학을 가르쳤다는 고결한 인품의 옛 선비들 이야기를 들을 땐 고개를 갸우뚱했다. 나라가 아니 정치가 혼란스러워도 선배들의 몫이라 미루어 외면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도 없는 나이다.

억지로 외면하여 편안할 수도 있겠으나 비겁함에 두고두고 후회하며 괴로워할 것 같아 졸 글로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의 바람과 속내를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 후보들과 정치인들에게 말해 보려는 것이다.

더는 보기도 듣기도 힘들어지면 옛 선비들 같이 귀향해 이장(里長)이나 되어 보련다.

하나같이 국민의 열렬한 환호와 축하 속에 대통령 취임 선서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중략)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를 했건만 임기 말이 되면 하나 같이 거꾸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거꾸로 되니 참으로 안타깝고 한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왜일까. 뗏목을 지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려니 가당한가? 사벌등안(捨筏登岸), 언덕을 오르려면 뗏목을 버리라했거늘... 강을 건너는 것이 목표가 아니지 않은가. 언덕을 오르기 위한 전초(前哨)일 뿐이다.

당연히 강을 건넌 뒤에는 과감히 뗏목은 버리고, 새롭게 언덕을 오를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가진 자들의 지혜를 모아야하는 것인데, 인정 많은 우리대통령은 눈치 보며 무거운 뗏목을 지고 가파른 언덕을 올랐으니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 것이며, 제대로 오르기나 했겠는가? ‘공을 세운 뒤에는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길이요, 사람의 도리다.’했는데, 도리를 다하는 뗏목은 드물고 드물어 참 희귀하다.

사공은 뗏목을 버리지 못했고, 뗏목은 탐욕을 버리지 못했다.

윗자리에 있으면서 교만하지 않으면, 높아도 위태롭지 않고(재상불교, 고이불위· 在上不驕 高而不危), 높아도 위태롭지 않음은 존귀한 지위를 길이 지키는 방법(고이불위,소이장수귀· 高而不危 所以長守貴)이라 했다.

개인적으로 대통령 보다 오상(五常:仁· 義· 禮· 智· 信)의 덕을 고루 잘 갖춘 사람은 많고 많다.

이런 사람들을 두고, 높은 대통령 자리를 지켜 선정을 베풀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교만하지 않는 것뿐이다. 나아가 대통령은 고정된 마음 없이 국민의 마음을 그 마음으로 삼아야 한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참 괜찮은 말 아닌가.

우리 대통령은 어리석지 못했다.

모든 재앙은 탐욕에서 생기는 것, 가난은 슬프지만 사랑과 희망이 있고, 탐욕엔 사랑도 희망도 없다.

우리의 희망, 어리석은 대통령을 기다리면서,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설렘과 조바심으로 지켜보려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영광된 조국의 미래를 염원하며, 합장(合掌)한다.


내가 바라는 대통령


널리 잘 보고

가까운 말 가려들어

목마 태워 높였더니

하나같이 대통령답네

그 무늬



다름에서 같음을 찾아

씨줄로 삼고

같음에서 다름을 찾아

날줄로 삼아

격양가 지어 부를 날은 없는 것인가



목마 아비 힘들어도

대통령답지 않은 대통령이면

그날을 기다릴 텐데

멀고멀어 아득하여도

그날이 오기까지

[글쓴이 목계]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