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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전쟁의 덫을 걷어내는 슬로바키아 Robert Fico 전총리

러-우 전쟁의 덫을 걷어내는 슬로바키아 Robert Fico 전총리

  • 기자명 백복승 기자
  • 입력 2023.10.02 16:14
  • 수정 2023.10.0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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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Fico, "단 한발의 총탄도 지원 안한다" 공언했다.

지난달 30일 슬로바키아 선거에서 친()러시아 정책을 표방한 정치인 Robert Fico(로베르트 피초 또는 로버트 피코, 59)가 승리를 거뒀다.

이번 슬로바키아에서 사회민주주의(SMER-SD)당과 Robert Fico의 승리는 유럽연합(EU)과 나토(NATO)의 영향력이 급격히 추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슬로바키아 통계청이 집계한 6천여개의 투표소에서 약 90% 개표한 결과 로버트 피코 전 총리와 그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MER, Direction Social Democracy)23.7%를 득표 선두를 차지했다. 피코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두번의 총리를 역임한 슬로바키아의 거물 정치인이다()서방 정책을 유지한 진보적 슬로바키아당15.6% 득표로 2, 15.3%를 득표한 피터 펠레그리니가 이끄는 흘라스당으로 3위로 나타났다.

피터 펠레그리니는 사회민주당(SMER-SD)의 전 의원이기도 하다. 과반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을 경우에는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데 사회민주당(SMER-SD)이 피터 펠레그리니의 흘라스당과 연합으로 정부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펠레그리니는 투표직후 슬로바키아의 우선순위에 동의하며 안정과 평온을 위해 새로운 연합이 구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2023.9.30. 슬로바키아 선거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SMER-SD당 Robert Fico 대표
2023.9.30. 슬로바키아 선거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SMER-SD당 Robert Fico 대표

그는 당이 집권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슬로바키아의 군사지원을 전면 철회한다고 밝혀왔으며, 유럽연합의 대러제재를 공개적으로 비난해왔다. 그는 우크라이나 분쟁은 2014년에 시작된 것이며 우크라이나-네오나치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에서 주민들을 살해한 것이 러-우 전쟁 원인이라고 말해왔다.

그는 선거유세에서 슬로바키아는 평화로운 나라라면서 우크라이나에는 단 한발의 총탄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방, ()우크라이나 표방한 현 집권여당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구소련제 무기들과 Mig-29전투기를 지원해 왔다.

Fico 대표는 러-우전쟁의 해법은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가 마주앉아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러시아는 결코 크림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민과 LGBT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여왔으며 부패와 기타 심각한 범죄를 다루는 국가형사청과 특별검사제도를 없애겠다고 공언해왔다. 부패척결은 기존의 법 테두리에서 할수 있는만큼 자칫 초법적일 수 있는 기구는 필요없다는 취지이다.Fico 대표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에 반대하고, 슬로바키아의 나토 회원국 지위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막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혀 왔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면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슬로바키아는 동유럽 국가 중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인 여론이 강한 편이다. 지난 3월에 슬로바키아의 글로브세크(GlobSec)가 동유럽 8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슬로바키아 응답자의 51%는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이 서방과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절반은 자국 안보에 가장 위협이 되는 국가로 미국을 꼽았다. 전쟁 책임이 러시아에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0%, 폴란드(85%)와 체코(71%)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였고, 미국에 대한 불신이 강한 불가리아(33%)와 헝가리(25%)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이번 선거유세에서 사회민주당(SMER-SD)은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과 친(親)러시아·반(反)미국의 메시지를 내세우고, 성소수자 인권과 이민자 유입에 반대하는 캠페인도 벌였다선거의 쟁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성소수자 인정 문제와 같은 문제들이다. 노련한 정치인 Fico 전 총리는 러시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슬로바키아의 에너지 자원 사정을 간파하여 선거 쟁점으로 이슈화시킨 것이다. 한때 그는 유로화 도입을 주도하였으나, -우 전쟁의 장기화로 국민들의 값싼 러시아산 에너지 수급의 불안감이 증대됨에 따라, ()미국.()러시아 정책 표방으로 현 집권여당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성소수자 인정을 무력화시키는 선거 전략이 효과를 본 것이다.

또한 그는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전 대통령,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전 총리,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같은 친러파 인물들의 긍정적인 조언을 받아들여 슬로바키아 국내외 갈등을 부각시켰다(외교안보경제적 위협  미국50% Vs 러시아 40%).

슬로바키아는 화석연료와 핵연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특히 천연가스가와 원유 등의 에너지 수송로 다변화와 주요 에너지원의 안정적인 확보가 중요 사안이다. 특히 지난 2009년 천연가스 공급 중단은 슬로바키아 경제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인식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슬로바키아내 각종 여론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글로브세크(GlobSec)가 진행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0%만이 러시아에 전쟁의 주된 책임이 있다고 답한 반면, 34%는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도발하여 전쟁이 발생하였다고 답했다. 또 다른 브라티슬라바 정책연구소(Bratislava Policy Institute)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0%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현 집권여당은 이러한 상황을 간과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의존한 것이 선거전략의  패착이었다.

슬로바키아 사회민주당(SMERSD)의 선전은 최근 동유럽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물가가 폭등하고 난민이 늘어나면서 경제 위기가 시작되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곡물이 동유럽 국가로 우회 수출하자 농민들이 자국 곡물 가격이 떨어진다며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슬로바키아는 폴란드, 헝가리와 함께 우크라 곡물 수입을 금지했는데,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정부가 이들 국가를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고 밝히면서 친()서방 동유럽 국가들의 밀월관계도 서서히 종지부를 찍고 있다.

【출처  박상후의 문명개화(일부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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