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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교선원] 40년 봉사와 포교활동, 무정스님을 만나다.

[결교선원] 40년 봉사와 포교활동, 무정스님을 만나다.

  • 기자명 김상록 논설위원
  • 입력 2023.03.24 10:25
  • 수정 2023.03.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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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독거노인께 꾸준히 쌀과 반찬 배달 봉사활동 지속
- 교도소, 군법당 등에 활동 지속
-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생산불교 공동체 조성이 목표

[서울시정일보, 김상록 기자] 서울특별시 강동구 상암로5길 7 에 위치한 결교선원의 무정스님은 독거노인을 돕고 교도소에 봉사활동을 하시는 몇 안되는 불교계 인사로 정평이 나 있다. 이에 필자는 독특한 이력의 '무정' 주지스님을 만나고 스님의 삶에 대한 안목과 방향을 들어보기로 한다.

암사동 결교선원 전경
암사동 결교선원 전경

[논설위원] 지역사회 활동을 꾸준히 해오셨는데, 언제부터 이런 포교활동을 하셨는지요.

[무정스님]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의 한 건물에 1990년대 부터 월세로 30년간 활동을 하다가 그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강동구 암사동 결교선원으로 이전하게 되었는데, 그러고 보니 40년이나 되어갑니다.

 

[논설위원] 봉사활동을 해오신 것으로 아는데요. 그동안 해오신 일은 주로 어떤 것이었습니까.

[무정스님] 힘들다고 생각하면 못할 것 같아 처음에는 무조건 했습니다. 작은 것부터 한다고 한것이 25가구의 독거노인께 쌀이나 반찬을 배달해드렸지요. 사실 사찰에는 손맛 좋고 맘씨 좋은 반찬 봉사자들이 있었기에 사찰 공양간 음식 만들 때 좀 더 재료를 준비하고 만들면 되기에, 초기에 시작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지금까지 해올 수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신도들과 함께 정진한다 생각하고 해던 것이 군법당 법회, 육군 교도소 법회활동이었으며, 지금은 동부 구치소, 의정부 구치소, 관내 독거노인 반찬봉사를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논설위원] 한번은 할 수 있어도 꾸준히 해오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 같습니다. 어려움 외에 기억나는 보람있던 일도 많지 않았을까 합니다.

[무정스님] 만약에 제가 산속에서 고요하게 선정을 닦는 수행에만 매진했다면 몰랐을 경계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일 복이 많았던지, 수 없이 장애에 부딪혀서 싸우고, 화해하고, 용서하고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길러졌습니다. 그래서 친구와 이웃을 만드는 노하우가 생긴 것이지요(웃음). 그땐 힘들었던 것이 돌이켜보면 나에게는 수행이 되었지요. 포기하지 않고 옳다고 믿던 바를 꾸준히 하다보니, 잘 참은 덕에 오늘의 제가 단단하게 되었고 그래서 모든일에 대해 옳든 그르든 그져 감사하고 고마움을 느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논설위원] 지금껏 40년 넘게 해오던 포교활동 중 가장 힘들거나 애로사항이 있었다면 어떤 예가 있을까요.

[무정스님] "사는게 쉽다면 늙어서 추억 할만 한게 없을 것이다." 라는 말이 있더이다.  오히려 힘든 것들이 약이 되었고, 좋은 결과가 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987년 쯤이였죠. 전라도 광주 무등산에 '장문빈' 할머니가 지으신 '문빈정사'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당시는 철부지 젊은 혈기의 시절이었지요.  무너지고 풀이 무성한 법당, 종각, 팔정각, 보은각, 일주문의 기와를 보다못해  기와불사를 하기로 했지요. 근데 왠걸, 돈이 많이 부족하다보니 인건비 절감을 위해 먼 시골에서 일꾼을 데려와야했고 은사스님의 노력이 깃든 땅까지 억지로  팔아서 법당 중축 불사까지 마쳤지만, 제주도 사는 박종실이라는 처사와 2명의 청년을 일만 잔뜩 부려먹고 당시 돈이 부족해서 한푼도 못준게 크게 맘에 걸립니다. 다음에 잘되면 꼭 위해주겠다고 하고선 아직까지 갚지를 못했으니 마음에 짐이 되었지요. 뿐만 아니라 지인 스님이 애쓰고 소개해준 기와가 공교롭게도 일본기와라서 한식 건물과는 규격이 맞지 않아 일일이 잘라서 맞추는 고된 작업을 했으니 얼마나 제가 욕과 원망을 받았을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가장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깨달은게 있습니다. 실수하며서 배우게 되더군요. 좋은 일 해보겠다고 노력했지만 경험부족과 무지함으로 상좌노릇은 커녕 은사스님 재산까지 팔고 일처리 틀려서 욕먹고 그래도 참고 견디다보니 단단해지고 배움이 많았으니, 그사이 도와준 모든분께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지요.

[논설위원]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실 말씀 부탁합니다.

[무정스님] 해오던 일들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바램이 있다면 현대에 맞게끔 '생산불교' 공동체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회양하고 싶습니다. 대부분 사찰이나 종교단체가 신도들의 기부금에 의존해서 운영이 되는데, 사부대중이 사찰에 와서 생활하고 각자의 사회에서의 재능을 활용하여 생산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커피 전문가는 커피판매를 하고 음식 전문가는 식품사업을 이어가는 것이지요. 사회에서 어떤 직업이었던지 청소, 조경부터 광고, 전화마케팅까지 도심 포교당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고령화 시대가 되었고 은퇴 후에도 우리는 10-20년은 뭔가의 일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10년은 요양시설에서 몸조리를 하며 임종을 준비해야할지 모릅니다. 이에 도심에 있는 결교선원의 사부대중이 함께 노력한다면 은퇴후 일하고 생활하는 불교복지포교당으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교선원 무정스님과 신도들은 오랫동안 지역 어르신들께 쌀과 반찬을 배달하며 보살피고 있다.
결교선원 무정스님과 신도들은 오랫동안 지역 어르신들께 쌀과 반찬을 배달하며 보살피고 있다.
교도소 봉사활동 현장
교도소 봉사활동 현장

 

   서울시 강동구 암사동(상암로 5길7) 선불교조계종 결교선원 주지 무정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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