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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시계 속도를 조절하는 새로운 작동원리를 밝혀내다

생체시계 속도를 조절하는 새로운 작동원리를 밝혀내다

  • 기자명 황문권 기자
  • 입력 2012.03.2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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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수면과 기상의 리듬인 생체시계의 속도를 조절하는 새로운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되어, 생체시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아주의대 김은영 교수(43세)와 연세대 조진원 교수(54세)가 공동 주도하고 정은희 연구원, 정현정 박사과정생(이상 아주의대), 박수진 박사과정생(연세대) 및 아이작 에더리 교수(美 Rutgers University)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일반연구자지원사업(여성과학자), 선도연구센터사업(MRC) 및 WCU육성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생명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유전자와 발생(Genes and Development)’지에 3월 1일자로 게재되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해당 학술지에 ‘생체시계 단백질의 O-GlcNAc 수식화: 피어리어드 단백질의 달콤한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별도의 코너(Perspective)에 상세히 소개되는 영예를 안았다.

김 교수 연구팀은 생체시계 핵심 단백질(피어리어드 단백질)의 아세틸그루코사민(O-GlcNAc) 수식화가 잘 안되면 생체시계의 속도가 빨라져 약 21시간의 행동 리듬을 나타내지만, 과도하게 수식화되면 생체시계의 속도도 느려져 약 27시간의 행동 리듬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생체시계를 통해 밤낮의 구별과 계절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한다. 수면과 기상을 포함한 사람의 모든 행동과 생리작용도 24시간을 주기로 생체리듬을 갖는다.

피어리어드 단백질은 생체시계를 이루는 핵심 단백질로, 피어리어드 단백질에 가해지는 수식화에 의해 피어리어드 단백질의 양과 기능도 변화하여 자연스럽게 시간을 알려주는 분자적인 지표가 된다. 이번 연구는 피어리어드 단백질에 O-GlcNAc 수식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내고, 이 피어리어드 단백질의 O-GlcNAc 수식화 정도가 생체시계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음을 동물 모델(초파리)을 통해 개체수준에서 규명했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또한 김 교수팀은 세포의 영양(또는 대사 상태)에 따라 단백질의 O-GlcNAc 수식화가 달라지므로, 음식물 섭취와 대사과정이 생체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도 확인하였다.

우리 몸이 음식물을 섭취하고, 소화, 흡수 및 축적되는 일련의 대사 과정이 생체시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생체시계는 하루 24시간 중 시간에 따라 다르게 조절된다. 특히 늦은 밤에 과식하면 쉽게 뚱뚱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렇듯 생체시계와 대사작용이 서로 상호조절을 하는 예는 생체시계가 파괴되거나 교란된 동물들에서 대사 질환이 발병되고, 인위적으로 비만을 유발하면 생체시계가 교란된다는 사실도 실험적으로 입증되었다.

김은영 교수는 “포도당으로부터 유래된 O-GlcNAc 수식화의 정도에 따라 피어리어드 단백질의 기능이 변화하여 생체시계의 속도가 달라진다는 것은 영양 또는 대사 상태가 생체시계와 상호 작용한다는 원리를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은, 생체시계를 통하여 지구의 자전결과 나타나는 낮/밤의 변화,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일 년을 주기로 나타나는 계절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이에 맞게 행동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인간의 수면/기상 주기와 같은 여러 가지 행동 및 생리적인 현상 등이 24시간의 주기를 갖는 생체리듬을 나타낸다.

생체시계의 분자생물학적인 작용 기전은 아주 하등한 단세포 동물로부터 사람에 이르기 까지 종간 진화적 보존성이 매우 높은데 특히 사람을 포함하는 포유류의 생체시계에 관한 이해는 초파리를 모델로 한 일련의 연구로부터 가능하였다. 전사인자인 dCLOCK (dCLK)과 CYCLE (CYC) 단백질이 dPERIOD (dPER)와 TIMELESS (TIM) 단백질의 발현을 촉진하고 dPER 단백질은 TIM 단백질과 이합체 (dimer)를 이루어 dCLK과 CYC의 활성을 저해하여 자신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생체시계 유전자 및 생체시계의 조절을 받는 유전자의 발현이 진동 (oscillation) 하도록 하는 Tranascriptional/Translational Feedback Loop (TTFL)이 생체시계 작동의 분자적 기전이다. 특히 dPER 단백질은 많은 Ser/Thr 잔기에서 시간에 따라 인산화가 조절되고, 그 결과 dPER 단백질의 양, 활성, 그리고 핵 안으로의 이동 등이 조절됨으로써 생체시계 시스템에서 시간을 알려주는 분자적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TTFL에 의해 생체시계 유전자들이 24시간의 주기를 가지고 발현이 진동 (oscillation) 하기 위해서는 dPER 단백질이 합성된 후 바로 dCLK/CYC의 활성을 억제하지 않고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후 dCLK/CYC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dPER 단백질이 합성된 후 세포질에서 어느 정도 머물러 있다가 특정 시간에 핵 안으로 이동하도록 조절하는 것이 동물이 24시간의 생체리듬을 갖도록 하는데 중요한 조절 기전이 될 것임이 제시되어 왔으나 어떤 시그널이 dPER가 일정 시간 동안 세포질 안에 머무르도록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단백질의 O-GlcNAc 수식화가 Ser/Thr 잔기에 일어나고 인산화와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한다는 사실에 기반을 두어 O-GlcNAc 수식화가 생체시계의 작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조사하여 본 결과, dPER 단백질이 O-GlcNAc 수식화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밝혔다. 더욱이 초파리를 이용한 다양한 유전학적인 연구기법을 이용하여 O-GlcNAc 수식화가 dPER 단백질의 안정성 및 핵 안으로 이동하는 타이밍을 조절함으로써 생체시계가 24기간의 주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을 개체수준에서 입증하였다.

매우 흥미롭게도 초파리에서 dPER 단백질의 O-GlcNAc 수식화는 시간에 따라 조절되었다.
dPER 단백질의 O-GlcNAc 수식화 정도를 조절하기 위하여 단백질의 O-GlcNAc 수식화를 매개하는 효소인 OGT 단백질의 발현정도를 생체시계 세포에서 저하 (knockdown)시키거나 과발현 (overexpression) 시킨 후 생체리듬의 변화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ogt의 발현이 저하된 초파리는 생체리듬이 24시간에서 21.7시간으로 짧아졌고 반면, ogt가 과발현된 초파리는 생체리듬이 26.5시간으로 늘어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dPER 단백질의 O-GlcNAc 수식화가 dPER 단백질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그리고 어떠한 기전을 통하여 생체시계의 속도를 조절하는가를 조사해 본 결과 먼저 O-GlcNAc 수식화는 dPER 단백질을 안정화 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림 3, A 와 B).
초파리 뇌에서 생체시계는 약 150개의 신경세포들에 의해서 조절되며, 특정 그룹들의 신경세포들이 생체리듬의 서로 다른 특징들을 조절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small ventral lateral neuron (sLNv)은 외부에서 오는 시간의 정보가 없을 때 초파리의 행동이 생체리듬을 유지하도록 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이 신경세포에서 dPER 단백질의 시간에 따른 세포내 분포정도를 조사해 본 결과, ogt의 발현이 저하되어 O-GlcNAc 수식화가 적게 일어난 dPER 단백질은 합성된 후 세포질 내에 머무르지 못하고 이른 시간에 핵 안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림 3, C와 D), 반면에 ogt의 발현이 증가하여 O-GlcNAc 수식화가 많이 된 dPER 단백질은 오랜 시간 세포질 내에 머무르며 핵 안으로 이동이 더뎌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생체시계 세포에서 ogt의 발현 정도에 따라 생체리듬의 주기가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것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O-Gl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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