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한 재보다 낫다! 자연과 세월이 만든 전통 먹을거리"

자연과 세월이 절이고 삭혀 만들어준 발효음식은 진정한 에코식이다. 재료를 불에 익히거나 조리하지 않기 때문에 재료의 영양을 그대로 먹을 수 있고,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며, 음식물 찌꺼기를 배출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넉넉히 사온 제철 재료를 발효시켜 저장하여 두고 먹으면 음식물 찌꺼기나 환경오염 걱정은 기우인 셈이다. 

게다가 발효음식인인 김치나 장아찌, 젓갈 등은 원래 슬로푸드의 대표음식이라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일단 곰삭기만 하면 웬만한 패스트푸드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빠른 음식이 된다. 그릇에 담기만 하면 밥도둑 반찬이 되니 이렇게 빠른 패스트푸드는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들다. 장아찌 몇 종류만 있어도 마음이 든든해지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너도나도 바쁘게 살아가는 분주한 세상에서 발효음식이라면 다소 번거롭고 어렵게 느껴져 멀리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또 되도록 싱겁게 음식을 하는 추세인 요즘 간장이나 소금, 된장, 고추장의 짠 맛이 걱정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런 이들을 위해 좀 더 쉽고 간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조리법으로 된장, 고추장, 간장과 같은 재래식 장류가 없어도, 장독대도 없는 빌라나 아파트에서 손쉽게 발효음식을 만들 수 있도록 레시피를 구성했다. 

특히 나트륨 과다식품으로 발효음식이 외면 받지 않도록 저염도의 다양한 발효음식, 즉 저염 장아찌와 젓갈, 저염 김치와 피클을 소개하고, 이미 우리 입맛에 충분히 맛있는 외국의 발효음식을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울러 발효음식의 효능, 발효음식 제대로 담그기 등 발효음식에 대해 조근조근 설명한 저자의 글은 발효음식에 대한 이해와 그 우수성에 대해 새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차근차근 따라하다 보면, 저자의 말처럼 정말 물만 말아도 밥 한 공기 뚝딱 비울 발효음식들이 냉장고에 차곡차곡 채워질 것이다.

서울시정일보 손수영 기자 hmk069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