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긴 1,579일 간의 투쟁 끝에 용산구 주민들이 결국 학교 앞 도박장으로 논란을 빚은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 결정을 이끌어냈다.
주민들이 설립한 용산 화상경마장 추방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7일 서울 용산에 위치한 농성장에서 마사회와 함께 ‘용산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협약식’을 개최했다.
경마장의 설립주체인 마사회는 이 협약식 이후 올해 안으로 화상경마장을 폐쇄하고 건물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1,579일 동안 이어진 주민들의 투쟁은 지난 2013년 서울 용산역 인근 화상경마장을 현재 위치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마사회가 이전을 결정한 부지 인근에 성심여중·고가 위치한다는 명분으로 마사회의 결정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실제 현행법 상 교육환경보호구역 200m 내 저촉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법률 상 문제는 없으나 실제거리는 약 215m로 사실상 학생들에게 유해적 요소를 주게되므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주민들은 이를 막기 위해 ‘용산 화상경마장 추방 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무려 1,314일간 노숙 농성을 이어갔으며, 국민권익위원회와 서울시의회 그리고 용산구의회도 반대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주민들을 응원했지만 마사회는 지난 2015년 개장을 강행해 큰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은 크게 변화됐다. 마사회 이양호 회장은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고 소통과 화합 차원에서 대승적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공론과 합의에 의한 정책 결정이라는 새 정부 가치에 적극 부응하기 위함이자 사회적 요구에 따른 마사회 혁신의지”라며 이번 폐쇄 결정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시는 지역주민이 경마장과 같은 사행사업으로 고통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에서 기념비를 세울 예정”이라며 이번 마사회의 결정에 반가움을 표시했다.
서울시정일보 도진호 기자 djhdjh04@m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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