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런 것이 영리하고 똑똑한 홍보 방식의 예다. 이 대담한 홍보 영상은 피자가 한국에서 발명됐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일단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이 영상은 한국사회와 한국인들을 잘 알고 있는 외국인들이 결코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던 일을 해내기도 했다. 바로 한국인들도 자기 자신을 가지고 농담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 홍보 영상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자기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만듦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한국을 더 존경하게 만드는 것이다. ‘해학을 동반한 겸손’은 오래 가는 법이다.
학문적으로 살펴보면 ‘유머(humor)’는 과격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과격한 유머는 외부에서 웃음의 대상을 찾는다. 즉 타인을 비하함으로써 웃음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아직 많은 이견이 존재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과격적인 유머가 훨씬 고차원적이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비과격적인 유머의 경우 관중들이 훨씬 쉽게 코미디언과 유대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피자의 새로운 기원을 주장하는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 바로 이러한 비과격적인 유머 요소들이 이 홍보 영상의 성공을 이끈 주된 요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 동안 외국인들은 웃음기 없이 자기 자랑만 늘어놓던 -한국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무엇이 얼마나 더 훌륭한지에 대해서만 반복했던 무미건조한- 한국 홍보 캠페인들에 너무 익숙해져서 이렇게 정교하고 허풍스러운 유머가 가득한 홍보 영상에 큰 흥미와 신선함을 느꼈던 것이다.
이 피자 회사가 이 새로운 홍보 방식을 택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돈을 절약했는지도 생각해보자. 몇 백만 달러를 뉴욕타임즈나 CNN 광고에 쏟아 붓고도 끊임없는 혹평만을 들어야 했던 기존의 홍보 캠페인들에 비해 이 홍보 영상은 영상 제작비와 웹사이트 업로드 비용만으로도 다른 어떤 한국의 한식 캠페인들보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몇몇 한국인들은 이 홍보 영상이 혹시나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을 심어주진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을 안심시켜 주기 위해 ‘외국인들은 바보가 아니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외국인들도 그것이 농담이라는 것쯤은 충분히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실 이 영상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완전 쿨(cool)해 보이게 만든다는 사실도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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