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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의 원조는 사실 한국?…도발적이지만 ‘쿨’하네~

피자의 원조는 사실 한국?…도발적이지만 ‘쿨’하네~

  • 기자명 조규만기자
  • 입력 2011.11.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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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올라온 3분44초 분량의 ‘피자의 진짜 기원’ 영상 캡처
전통적인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새롭고 대담한 홍보 기법을 시도하는 한국 브랜드들이 늘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 국내토종 피자업체의 홍보 영상 하나가 대표적인 예다. 원래 피자는 한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졌고, 마르코 폴로가 이를 훔쳐갔다는 주장을 펼치는 이 영상은 얼핏 보기에는 아주 진지하고 심각한 내용의 다큐멘터리 같다. 그 내용과 구성이 워낙 사실적이고 절묘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진짜라고 믿을 정도였다. 이 영상의 마지막에 한 유명한 한국 피자 회사의 로고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그 뒷부분을 보지 못하고 정말 영상의 내용이 진짜라고 믿어버리기도 했다.

바로 이런 것이 영리하고 똑똑한 홍보 방식의 예다. 이 대담한 홍보 영상은 피자가 한국에서 발명됐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일단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이 영상은 한국사회와 한국인들을 잘 알고 있는 외국인들이 결코 불가능할 것이라고 여겼던 일을 해내기도 했다. 바로 한국인들도 자기 자신을 가지고 농담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 홍보 영상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자기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만듦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한국을 더 존경하게 만드는 것이다. ‘해학을 동반한 겸손’은 오래 가는 법이다.

학문적으로 살펴보면 ‘유머(humor)’는 과격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과격한 유머는 외부에서 웃음의 대상을 찾는다. 즉 타인을 비하함으로써 웃음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 아직 많은 이견이 존재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과격적인 유머가 훨씬 고차원적이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비과격적인 유머의 경우 관중들이 훨씬 쉽게 코미디언과 유대감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피자의 새로운 기원을 주장하는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 바로 이러한 비과격적인 유머 요소들이 이 홍보 영상의 성공을 이끈 주된 요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 동안 외국인들은 웃음기 없이 자기 자랑만 늘어놓던 -한국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무엇이 얼마나 더 훌륭한지에 대해서만 반복했던 무미건조한- 한국 홍보 캠페인들에 너무 익숙해져서 이렇게 정교하고 허풍스러운 유머가 가득한 홍보 영상에 큰 흥미와 신선함을 느꼈던 것이다.

이 피자 회사가 이 새로운 홍보 방식을 택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돈을 절약했는지도 생각해보자. 몇 백만 달러를 뉴욕타임즈나 CNN 광고에 쏟아 붓고도 끊임없는 혹평만을 들어야 했던 기존의 홍보 캠페인들에 비해 이 홍보 영상은 영상 제작비와 웹사이트 업로드 비용만으로도 다른 어떤 한국의 한식 캠페인들보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몇몇 한국인들은 이 홍보 영상이 혹시나 ‘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을 심어주진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을 안심시켜 주기 위해 ‘외국인들은 바보가 아니다’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외국인들도 그것이 농담이라는 것쯤은 충분히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실 이 영상은 한국이라는 나라를 완전 쿨(cool)해 보이게 만든다는 사실도 덧붙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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