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시대 수로
-터키 문학기행
김윤자
공중으로 줄줄이 이어
황홀한 시간을 타듯 달려가는
물길이 있어
어느 고속도로 톨게이트처럼
혹은 고가도로처럼
이스탄불 구시가지 도심에
거대한 아치형 관문으로 남겨놓고
날아간 로마인데
아직도 무너뜨리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다니
지하 저수저로 흘러가는 수로라고
지상으로 올라간 저 수로가
애증의 잔재구나, 너는
내 조국 어느 마디에 숨어 있을
그 소슬한 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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