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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색 달빛 벗 삼아 역사 속을 거닐다

[문화] 오색 달빛 벗 삼아 역사 속을 거닐다

  • 기자명 이은진
  • 입력 2016.10.17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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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가을밤과 함께 문화재 야행(夜行)


순천야행의 가야금 연주 공연.


경주야행의 풍등 날리기 행사.

  [서울시정일보.이은진기자] 문화재 야행(夜行)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 처음 선보인 문화재 야행은 지역의 문화유산과 그 주변의 문화콘텐츠(박물관, 미술관 등)를 하나로 묶어 야간에 특화된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5월 ‘서울 정동야행’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강릉, 청주 등 10개 시·도에서 8월까지 서로 다른 일정으로 야간에 첫선을 보인 이 사업은 총 65만여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참여했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문화재 야행은 올 하반기에도 계속 진행된다. 이미 마무리된 ‘전주야행 천년벗담(9월 30~10월 1일)’과 ‘피란수도 부산야행(9월 30~10월 1일)’, ‘부여 사비야행(10월 7~8일)’과 함께 ‘경주 천년야행(10월 21~23일)’, ‘서울 정동야행(10월 28~29일)’ 등이 차례로 열리면서 가을밤의 정취를 더할 예정이다.


전주야행이 진행된 전동성당.

부여야행의 정림사지 달빛 음악회.


상반기 10차례 진행… 총 65만 명 참여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


 문화재 야행은 야경(夜景, 밤에 보는 문화재), 야로(夜路, 밤에 걷는 거리), 야사(夜史, 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 야화(夜畵, 밤에 보는 그림), 야설(夜說, 밤에 감상하는 공연), 야식(夜食, 밤에 즐기는 음식), 야숙(夜宿, 문화재에서의 하룻밤) 등 7개 주제로 진행된다. 또한 지역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무형문화재 공연, 전통놀이, 역사 체험, 전통 음식, 전통문화 숙박 체험 등 지역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채로운 경험도 할 수 있다.


  문화재 야행을 통해 얻은 성과는 다양하다. 먼저, 문화재 시설 등 166여 곳을 야간에 개방하면서 문화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물론, 순천향교 대성전(순천) 등 7개 문화재는 처음으로 야간에 대중에게 공개해 의미를 더했다. 7개 문화재란 미국대사관저 영빈관, 성가수녀원(서울 중구), 임당동 성당(강릉), 신흥동 일본식 가옥 내부(군산), 순천향교 대성전(순천), 계산성당 역사문화관과 제일교회 역사관(대구) 등이다.


또한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함께 야간 개방의 매력이 전해지면서 행사장과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 등 지역 곳곳이 늦은 밤까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등 인기를 얻었다. 이 덕분에 숙박과 식사를 하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경제 유발 효과가 상당히 높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문화재 야행은 낮에 주로 관람하던 문화유산을 밤에도 즐길 수 있도록 색다른 콘텐츠로 구성해 낮과 전혀 다른 문화재 풍경을 관광객에게 보여주고,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과의 연계를 통해 체류형 관광객 형성 효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월 21~23일 진행될 ‘경주 천년야행’은 992년간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서 고분, 궁궐터를 비롯한 수많은 문화재와 설화 등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번 경주 문화재 야행에서 진행되는 ‘야화’에서는 동부 사적지와 대릉원 고분군을 활용한 영상쇼와 문화재 옛 사진 및 야경 사진 150점을 감상할 수 있다. ‘야로’에서는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문화재 야행답사를 해볼 수 있고, ‘야사’에서는 쪽샘유적발굴관에서 고분 발굴 현장에 대한 해설을 들을 수 있다.


  경주의 ‘야설’은 관광객과 함께하는 신라 고취대 퍼레이드와 선덕여왕 첨성대 행차극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고, ‘야식’에서는 경주의 야식 시장 탐방과 특별 할인행사, 거리음악회, 공예 체험 등이 준비돼 있다. ‘야숙’은 신라 왕과의 하룻밤이라는 테마로 전통 한옥에서 숙박을 하게 된다.


정동야행의 덕수궁 고궁음악회.(사진=중구청)

강릉야행의 달빛 체험.

청주야행의 무형문화재 시연.


경주 천년야행과 서울 정동야행 


역사문화콘텐츠를 융·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10월 28~29일 이뤄질 ‘서울 정동야행’은 지붕 없는 박물관, 근대문화유산의 보고인 정동 곳곳을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구성된다. 정동 야행에서는 조선시대 왕이 머물던 덕수궁을 비롯해 근대 서양문화가 가장 먼저 자리를 잡았던 곳으로 지금도 각국의 외교공관을 비롯해 이화학당, 배재학당, 정동제일교회 등이 100여 년의 세월을 버티고 있는 생생한 역사 현장을 둘러볼 수 있다.


  정동의 ‘야화’는 덕수궁에서 고궁음악회와 전시회 등을 감상할 수 있게 마련되며, ‘야로’는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시작이자 중심인 정동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있는 명소를 선정해 정동 해설사와 함께하는 역사 도보 투어 프로그램으로 준비된다. 또한 ‘야사’는 1900년대 덕수궁에서 덜덜거리는 전기설비를 통해 백열전구를 밝히던 ‘덜덜불’에 관한 프로그램 등이 진행되며, ‘야설’은 정동 마당극, 길거리 퍼포먼스를 비롯해 덕수궁 돌담길에서 락, 포크, 아카펠라 등 다양한 음악 및 마술공연 등이 진행된다.


  정동의 ‘야경’은 미디어아트를 활용한 재미있고 오색찬란한 정동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며, ‘야식’은 길거리 푸드트럭, 한컵마트 등을 통해 차와 간단한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은 지역의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다양한 역사문화콘텐츠를 융·복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등 지역의 문화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발전의 핵심 관광자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앞으로도 지역 고유의 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콘텐츠 개발을 통해 국민 누구나 문화융성과 문화로 행복한 삶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 · 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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