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강 디너 크루즈
-이집트 문학기행
김윤자
나일강의 밤은
새로운 아프리카다.
새로운 카이로다.
어느 서양의 황홀한 분무다.
배부른 식탁의 밸리 댄스가 고와서도 아니고
배가 궁전이어서도 아니고
최대의 친절로 이방인을 맞아주는
젊은이의 성숙한 땀과
남에서 북으로 거슬러 오르며
거친 속성을 잠재우는
강물의 철저한 인내
영리한 밤은
카이로 타워를 연꽃으로 세우고
빌딩 하나, 하나에 혼불을 지펴 놓고
강을 깨우고, 도시를 깨우고
영혼을 깨우는
이슬람 사원의 저녁 기도 소리까지
이 밤 낯선 땅, 낯선 강에서
새로운 부활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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