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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늑한 쉼터, 주민 사랑방…건물이 예술이야, 예술!

[사회] 아늑한 쉼터, 주민 사랑방…건물이 예술이야, 예술!

  • 기자명 이정우
  • 입력 2016.07.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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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경관디자인 대통령상 수상 북촌마을안내소


  옹벽을 허물고 새롭게 단장해 국토경관디자인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북촌마을안내소(위)와 새 단장 이전의 모습(아래).(사진=종로구청)

  (서울시정일보>>이정우기자)서울 종로구 재동초등학교에서 아트선재센터로 이어지는 북촌 화동고갯길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길 한쪽을 답답하게 막고 있던 35m 길이의 거대한 옹벽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길에선 보이지 않았던 정독도서관과 서울교육박물관 건물이 제 모습을 드러낸 것. 등록문화재인 서울교육박물관과 정독도서관 건물은 고풍스러운 건축미로 그 자체가 하나의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옹벽이 철거된 자리엔 북촌마을안내소와 북촌전시실, 화장실과 쉼터 등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특히 서울교육박물관과 정독도서관으로 오르는 넓은 계단과 북촌마을안내소 앞마당은 관광객과 마을주민들이 쉴 수 있는 아늑한 쉼터로 꾸며졌다. 지나는 사람들 대부분이 멈춰 서서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아갈 정도로 멋진 풍경이다. 노약자와 유모차를 위한 엘리베이터도 있다. 화장실도 건축가가 설계한 건축물이란 느낌이 들 정도로 예술적이다.

 

  북촌 주민 한영숙(57) 씨는 “미관상 좋지 않았던 옹벽이 사라져 주거 환경이 쾌적해진 데다 공공화장실, 쉼터, 계단 등이 운치 있게 조성돼 마을 분위기가 훨씬 좋아졌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새로 들어선 북촌마을안내소에 들어서니 관광통역 안내원들이 반갑게 맞았다. 10평쯤 돼 보이는 안내소는 사랑방이라 해도 좋을 만큼 아늑했다. 관광정보와 통역을 제공하는 안내데스크는 물론 작은 서가(書架)가 있어 편하게 앉아 책을 보며 자기 차례를 기다리거나 관광을 하면서 지친 다리를 쉴 수 있었다. 한쪽 벽면에선 북촌의 풍경과 문화를 담은 영상, 북촌에 사는 예술인들의 작업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관광통역안내 일을 하고 있는 김애숙 씨는 “과거 정독도서관 앞에 관광안내소가 있을 때에 비하면 직원들 만족도도, 관광객들 만족도도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는 재동, 가회동, 삼청동 등을 지칭하는 서울 종로구 북촌은 매년 100만 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찾는 관광명소다. 전에 있던 관광안내소는 5평 남짓으로 하루 평균 640명 이상이 찾는 이용객을 상대하기엔 너무 비좁고 낡았다고 한다. 특히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이면 20∼30분을 기다려야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심지어 안내소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땡볕 아래서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빈번했다는 것.

 

  “앉아서 기다릴 공간도 없어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어요. 그러다 보니 외국인들도 뒷사람들 눈치가 보여 서둘러 꼭 필요한 정보만 묻고 가는 식이었죠. 우리도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었고요. 게다가 좁은 공간에서 안내원 두 명이 동시에 상담을 하다 보면 서로 말이 섞여 알아듣기 힘들 때도 많았어요.”

 

  화장실도 문제여서 화장실에 가려면 근처 정독도서관까지 70m 정도 되는 오르막길을 가야 해 관광객들의 불편이 컸다고 한다. 종로구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2년부터 편의시설과 열린 공간을 함께 품은 마을안내소를 계획했고, 지난해 3월부터 공사를 진행해 올해 4월 문을 열었다.

 

북촌마을안내소에서 관광객이 관광정보를 문의하고 있다.

북촌전시실 내부 전경.

정독도서관, 35m 옹벽 걷어내 서울교육박물관과 연결
관광객과 마을주민 사랑방 공간 조성

 

  “찾아오는 이용객 수는 그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지만 지금은 훨씬 여유가 생겼어요. 대기자가 편하게 앉아서 기다릴 수 있으니까 상담하는 관광객도 이것저것 더 물을 수 있고, 우리도 그 관광객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더 많이 알려주려고 하죠.”

그는 관광객의 국적에 따라 궁금해하는 정보가 다르다고 했다.

 

  “서양인은 이곳의 전통과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런 쪽으로 정보를 많이 물어봐요. 반면 중국 관광객은 북촌8경 같은 관광명소, 사진 찍기 좋은 곳을 많이 물어요.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들은 한류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 같은 곳을 알고 싶어 하고요.”

 

  북촌마을안내소는 관광객뿐 아니라 마을주민들의 공간이기도 하다. 마을안내소 왼쪽에 위치한 ‘북촌전시실’은 다양한 기획전시를 진행해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북촌전시실에서는 7월 한 달 동안 북촌전통공방협의회 회원전 ‘북촌 온고집(溫故集)전’이 열린다. 궁중 복식과 한복은 물론 노리개, 목공예, 쪽염색, 침선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북촌에서 묵묵히 전통공예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전통공예 장인들의 작품들이라 더 의미 있게 느껴졌다.

 

  ‘북촌마을안내소 및 편의시설’은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 등이 공동 주최한 ‘2016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창의적인 우수 경관·디자인 조성 사례를 발굴해 품격 있는 국토·도시공간을 만드는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등이 주최하는 국토경관도시디자인대전은 올해 ‘품격 있는 국토, 아름다운 경관’을 주제로 총 20점의 수상작을 선정해 7월 13일 시상식을 가졌다.

 

  ‘북촌마을안내소 및 편의시설’은 옹벽을 철거하고 안내소와 공공화장실 등을 주변과 조화롭게 배치해 단절의 벽을 허물고 인지성, 접근성, 편의성을 높인 디자인이라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북촌마을안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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