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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YS '칼국수'에서 MB '미국산 쇠고기' ·朴 비빔밥…청와대 식(食)정치

[종합] YS '칼국수'에서 MB '미국산 쇠고기' ·朴 비빔밥…청와대 식(食)정치

  • 기자명 신덕균
  • 입력 2016.04.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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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YS, '흑산도 홍어' DJ…공통분모 '설렁탕'

 

1970년 9월 29일 제 7대 대통령후보 경선에서 김대중(왼쪽),김영삼후보가 2차 투표까지 간 결과 김대중 458표, 김영삼 410표로 김대중후보가 대통령후보가 됐다. <사진출처=서울발 사진종합>

[서울시정일보 신덕균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0일 전국 새마을지도자들과 가진 청와대 오찬 메뉴가 알려지면서, 역대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즐겨 대접했던 요리에 관심이 모아진다.

청와대에서 귀빈을 초청해 대접하는 요리에는 여러 정치적 의미들이 숨어 있다.

'칼국수' '설렁탕' 등 대중적인 음식을 내어 대통령의 소탈한 이미지를 강조할 수도 있고,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는 그에 맞는 고급 요리를 대접하기도 한다.

또 전국 각지의 특산물로 만든 요리를 대접해 통합의 의미를 강조하기도 한다.  

◆ YS '칼국수'·DJ '흑산도 홍어'…공통분모 '설렁탕'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칼국수'와 '설렁탕'을 즐겼다. YS 집권 당시에는 "청와대에서 YS 칼국수를 먹어보지 않았으면 말을 마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무회의 직후 각료들과 가진 오찬 메뉴도 역시 칼국수. 덕분에 YS는 소탈하고 서민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었다. 칼국수가 '절약과 개혁의 의지'를 드러낸 셈.

이와 관련된 재밌는 일화도 전해진다.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를 하던 1997년, YS는 DJ와 영수회담을 하며 칼국수를 내놓았다.

대식가로 유명했던 DJ는 점심으로 칼국수를 먹은 뒤 배가 차지 않아 복집에서 또 식사를 했다고 한다.

YS와 오찬을 함께하며 칼국수를 먹었던 정치권 인사들은 "배가 빨리 꺼져 또 식사를 해야 한다"며 불평 아닌 불평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설렁탕 역시 청와대 단골 메뉴. YS는 1993년 제14대 대통령 취임식날 800그릇의 설렁탕을 자신의 단골집인 봉희설렁탕에서 주문했다.

봉희설렁탕은 YS 재임시 한달에 두세번씩 청와대로 배달을 나가기도 했다.  

미식가로 유명했던 DJ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즐긴 것으로 전해지지만 특히 '흑산도 홍어' 사랑으로 유명했다.

DJ 재임시 청와대 행사에선 홍어가 식탁에 즐겨 올라왔다. 당시 흑산도 수협에서는 서울로 보내진 홍어택배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후문.

DJ가 1993년 영국 유학 당시 DJ의 측근들은 흑산도 홍어를 영국으로 공수하기도 했다.

DJ 재임 당시 청와대의 주방을 책임졌던 문문술 명장은 언론인터뷰에서 "DJ는 홍어에 대해서 전문가 수준이었다"며 "조금만 홍어가 좋지 않으면 '오늘 홍어는 별로다'고 짚고 넘어갔다"고 전했다.

DJ 역시 설렁탕 등 국물 음식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설렁탕에는 꼭 깍두기 국물(일명 깍국)을 넣어 한 그릇을 다 비웠다고. 라면을 야식으로 즐기곤 했던 DJ는 "건강을 생각하라"는 이희호 여사의 '바가지'에, 견과류로 바꿨다는 후일담도 전해진다.    

◆ 노무현 남북 정상회담 '향토음식'…이명박 '미국산 쇠고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특별히 음식을 가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노 전 대통령은 맑은 국물이 있는 담백한 음식을 선호했는데, 특히 삼계탕을 즐겼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팔도 대장금 요리'라는 주제로 남쪽 각 지방의 토속 식재료를 이용한 향토 음식을 북측에 대접했다.

메뉴는 △제주흑돼지 맥적과 누름적 △고창 풍천장어구이 △횡성·평창 너비아니 구이와 자연송이 △전주비빔밥과 토란국 △호박과편, 삼색매작과와 계절과일 △안동 가을 감국차 등이다.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 배형진씨를 초청해서 짜장면을 대접한 일화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5년 4월 배씨의 '100만불짜리 다리'를 만져보며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 메뉴는 중식 코스요리였는데, 배씨가 짜장면을 워낙 좋아해 메인메뉴로 준비했다고 한다.

국밥을 먹는 CF까지 촬영하며 서민 이미지를 강조, 제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던 이 전 대통령도 음식을 가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해외 순방시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을 좋아해, 수행비서들이 오히려 '김치 생각'에 힘들어했다는 후문.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정상회담에서 오찬 메뉴로 '한우갈비구이'와 '미국산 안심스테이크'를 메뉴로 준비했다.

당시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온 국민적 반발에 직면한 상황이라, 미국산 쇠고기를 메뉴로 해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 전 대통령은 또 고향인 포항의 물회를 즐겼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포항을 방문했던 지난 2009년 9월, 물회로 만찬을 즐겼고, 2008년 8월에는 물회 도시락이 청와대로 배달되기도 했다.

또다른 포항 특산품 '과메기'가 각광을 받기도 했다.

 

 

◆ '비빔밥' '두릅나물' 등 채식 즐겨하는 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전국 새마을지도자들과 오찬에서 오향장육과 농어찜, 아스파라거스 등 육류, 생선류 등 다양한 음식이 식탁에 올랐다.

이날 오찬 행사에 참여한 한 참석자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메뉴에는 오향장육(五香醬肉), 연어, 마라건두부, 죽생 가리비 게살수프, 간장소스의 농어찜 등의 고급 요리가 눈에 띄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육식보다는 채식을 즐겨한다. 대통령 당선인 시절 좋아하는 음식을 "우리 향토음식과 나물, 특히 두릅나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또 자신있게 하는 요리는 비빔밥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섞기만 하는 것은 나중 일이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각기 다른 재료들이 고추장, 참기름과 섞임으로써 완전히 다른 요리가 된다"고 비빔밥의 '미학'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자신의 생일에도 국무위원들과 함께 비빔밥을 먹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2일 64번째 생일에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각 부처의 장관들을 초대해 비빔밥을 먹으며 조촐히 보냈다. 

박 대통령은 담백한 음식을 즐기는데다가 기본적으로 소식을 한다. 

지난해 8월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초청해 가진 오찬 행사의 메뉴는 볶음밥과 계란탕, 포도쥬스 등이었다.

당시 남북 대치 국면이 해소돼 오찬 메뉴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평이한 메뉴들이 나와 특색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이상휘 위덕대 부총장은 한 인터뷰에서 "청와대에서 만찬을 할 때는 공식석상이든 아니든 음식을 정할 때 의전실이라든가 해당 수석실이라든가 부속실이 머리를 맞대서 정한다. 음식 자체도 중요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라며 "이게 어떤 메시지인지 도대체 감이 안온다"고 했다.

이어 "예를 들어 비빔밥을 했다든가, 국수를 먹었다든가, 이러면 나름대로 음식이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이라며 "라면에 김치가 아닌 다른 반찬을 올린 듯 한 기분, 이런 것이 그날의 오찬"이라고 했다.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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