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테논 신전
-그리스 문학기행
김윤자
아테네 여신이
미혼으로 지켜온 신의 집인데
신의 본능은
인간이 파괴시킨 지붕 위로 날아가고
소슬한 기둥 뼈가
부끄러움조차 상실한 채
하늘과 땅을 향해 평화를 고하고 있다.
더 완전한 고침을 거부하는
저 무서운 침묵
장구한 세월 지켜온 영과 육이
베네치아에서 날아온
인간의 폭탄으로 순간에 무너졌으니
그 아픔을 어찌 잊겠는가
아크로폴리스 산정의 광장은
어머니의 품으로 신전을 보듬고 있지만
세계문화 유산 제1호라는
역사적 지존의 유물로 숭고한 옷을 입혔지만
이미 들켜버린 인간의 비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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