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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4·13>르포-대구의 민심 '이반'…"진박 타령하다 쪽박" 찰수도

<포커스 4·13>르포-대구의 민심 '이반'…"진박 타령하다 쪽박" 찰수도

  • 기자명 편집국
  • 입력 2016.04.0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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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천파동 불만 민심 이탈…야성도 드러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오후 대구 수성구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대구, 경북 총선 후보들과 사진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이날 이재만 새누리당 동구을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대구시당 앞을 찾아 동구을 무공천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항의 하였으며, 김 대표가 기차를 탑승하는 동대구역까지 따라와 대표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 했다.

 [서울시정일보 편집국] "진박 타령하다가 쪽박 찰 수 있다"

대구에서 만난 한 시민의 말이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지지 기반이었던 대구에서 민심 이반 현상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대구 시민들은 12개 선거구 전부를 새누리당에 몰아줬다. 그러나 19대 국회의 마지막인 4월 현재 새누리당의 의석수는 모두 8석이다.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으로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친유승민계 의원과 주호영 의원 등 4명의 현역의원들이 탈당한 것. 이들은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구에서 야성(野性)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구에서 세번째 도전하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더민주에서 컷오프된 뒤 탈당한 홍의락 무소속 후보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현재의 8석도 건지기 힘들다는 비관적 견해도 제기된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이 된 후보들은 새누리당으로 복당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나, 친박(親朴)계가 '불가'하다며 가로막고 있어 아직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대구에서 기호 1번이 아닌 5번·7번 등 무소속이 선택된다는 것은 여러모로 상징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포커스뉴스>는 지난달 30일과 31일 양일간 대구 일대를 돌며, 총선을 둘러싼 대구 민심 전반을 취재했다.

◆ 공천파동 불만 민심 이탈…야성도 드러나 

 

"예전에는 그냥 내리 꽂으면 무조건 됐지. 그때 그 선거 참 재미없었다고. 이번엔 재밌을거야. 상당히 재밌을거야" - 동구 칠성시장에서 만난 권모(57)씨

"김부겸 나와서 지지율 높은 것 봐도 바뀌고 있다 생각해요. 젊은 친구들 생각 다르다. 저만해도 굳이 여당 찍어줘야 한다는 생각은 없어요. 사람보고 하는거지" - 서모(26·경북대 재학)씨

"싹쓸이 힘들지 않겠어? 대구라 카면(하면) 무조건 새누리당 했는데 요번 공천부터는 마이(많이) 달라졌지. 수성구 이런 데는 아무래도…" - 안경수(66·칠성동)씨 

 대구에서 만난 시민들은 저마다 생각이 달랐지만, 이번 선거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것에는 대개 동의했다.

많은 시민들이 새누리당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고, 그 이유는 상당부분 공천과정에 있었다.

대구 동구 칠성시장 상인회에서 만난 권모씨는 "대구는 저거(새누리당)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이건 너무하지 않느냐"며 "대구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이번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에 대해 "공정한 룰이 아니었다고 본다"며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공천을 한 기준을 모르잖아. 같은 당원한테도 오픈이 안 돼 있고. 걔네들이 모르는데 국민이 알 수가 있나. 깜깜이다 깜깜이"라고 비판했다.

권씨는 "'대구가 무너지면 정치적 자존심이 무너진다' 그런 말로는 안먹혀"라며 "나이 많은 사람들은 오직 해바라기지만 많이 변했다. 선거연령층이 40~50대 소장파가 많으니까"라고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구 동구 동서시장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정정재(46)씨는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에 대해 "유권자로서 아주 불쾌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약 20년째 이 지역에서 거주 중이라는 정씨는 "오픈프라이머리를 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안 되고, 시민들의 생각과 다르게 공천이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곳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김춘한(62)씨 역시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평소에 정치에 관심이 많다던 김씨는 이날 방문을 했을 때에도 여론조사 방송을 시청 중이었다.

김씨는 "너무 편파적으로 나라의 일을 하는데 그런 편파적인 일은 안했으면 좋겠다"며 "여당이면 여당 모두가 한 마음이 돼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성(野性)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그런 경향이 강했다.

대구 칠성시장에서 어묵가게를 운영하는 안병찬(41)씨는 김부겸 후보에 대해 "안캐도(안그래도) 인기 많으시던데. 연예인 따님이 계셔가 카던가"라며 "거거 그 사람(김문수 후보)하고 별 차이도 없던데"라고 말했다.

바로 옆 가게에서 곡물을 판매하는 최경미(55·여)씨도 "기존에 우리가 여당만 한다 이래가꼬 그래(투표)했는데, 기존에 안되니까 (야당이 득세)하는것 아니냐"며 "누구든 나와서 잘만 하면 되잖아요. 우리는 경제만 살리는 것만 바랄 뿐"이라고 했다.

경북대에서 만난 대학생들은 이런 경향이 한층 강했다.

경북대 공대에 재학 중인 오지유(22·여)씨는 전통적인 여당 지지에 대해 "그런 건 어르신분들이 지역연고 같은 걸로 투표를 많이 하시는데 저는 그런 거 상관없다"며 "20대로서 그런 건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단과대에 재학 중인 허준성(24)씨도 "다른 분들이 아무래도 후보를 안보고 그냥 여당이면 투표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 긍정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우모(27)씨는 친박계의 '무소속을 찍는 것은 야당을 찍는 것과 다름없다'는 말에 "굳이 그런 말을 왜 했나 싶다"면서 "좀 웃기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의 변화에 대해서는 "야당 누가 되더라도 어차피 그 다음에는 또다시 새누리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 무소속 유승민에 대한 '복잡미묘'한 시선

민심 이반의 가장 큰 원인이 된 공천 파동의 한가운데에는 유승민 무소속 후보가 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후보등록일 바로 전날인 지난달 23일까지도 대구 동을의 공천을 확정짓지 않았다. 친 유승민계 의원인 류성걸(동갑)·권은희(북갑) 무소속 후보는 경선에서 배제된 채 컷오프됐다.

끝내 새누리당을 탈당한 유승민 후보에 대한 대구시민의 시선은 복잡미묘했다.

권모씨는 유 후보의 선택에 대해 "죽을 수는 없으니까"라며 "본인 뜻과 상관없이 대구 주민들이 그런 정치인 하나 못 만들어내면 대구는 좀 이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춘한씨는 "3선을 했기 때문에 국회에 가면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생각했을 때 유 후보는 그래도 대선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인데 (새누리당에서) 아까운 사람을 놓쳤다 이렇게 판단한다"고 했다.

안경수(66·칠성동)씨는 "그게 애매하다. 그 사람이 많이 커버렸다"며 "처음부터 차라리 잘라버리든지 계속 그래해서(그렇게 해서) 사람만 더 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니편 내편 하니까 짜증나. 친박이 되든 누가 되든 상관없잖아. 맹 집안식군데…"라며 "요번에 보니 무소속 찍으면 야당 찍는거니 이런 소리 해대니 듣기가 거북해"라고 꼬집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유 후보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에 거주하며 모범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서장하(62)씨는 "유승민 후보가 좀 잘못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든다"며 "왜냐면 당에 소속돼 있으면 당의 정체성이라는 게 있다. 당의 의견을 따라야 되는게 당원"이라고 설명했다.

서씨는 이번 선거에서 "저는 솔직히 당에 투표를 하기 위해 간다. 유승민 후보한테는 투표를 안 한다"며 비례대표에만 표를 행사하겠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

이렇듯 유승민 후보에게는 복잡미묘한 시선을 던졌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지지를 표했다.

서장하씨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저는 잘한다고 본다. 잘한다고 보는 것은 소신있게 한다는 뜻"이라면서 "정치권에서 정부를 안 도와줘서 이런 것이지 정치권에서 도와줬으면 나라의 잘못된 부분은 크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정재씨는 "역대 대통령들 중에 그래도 양심적으로 잘하신다고 보고 있다"며 "역대 대통령들이 저지른 잘못을 박 대통령이 수습하는 것이 아무래도 힘이 많이 드실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동구청 앞 벤치에서 담소를 나누던 용점순(69·여)씨와 박영자(68·여)씨도 박 대통령에 대한 강한 지지의 뜻을 보였다.

박씨는 "젊은 사람들은 몰라도 우리 나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는 좀 안됐다. 그지?"라고 말했다. 이에 용씨는 "그래. 여자라가꼬 만만해서 그카는(그렇게 하는) 것 보니 좀 안됐더라고…"라며 맞장구를 쳤다.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박옥희(64·여)씨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찬성도 있고 반대도 있겠지만,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자로서 그 정도 하면 안되겠나"고 말했다.

박씨는 "(대구는) 대통령 지역이니까 아무래도 (새누리당이) 싹쓸이 하지 않겠나"고도 했다.

◆ 최근의 여론조사…與 최대 6석 잃을 수 있어

현재 새누리당 후보와 더민주·무소속 후보가 '박빙'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은 새누리당 탈당파가 출마한 3곳과 야권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는 2곳 등 5곳이다.

△동갑 - 정종섭 새누리당 후보, 류성걸 무소속 후보 △북갑 - 정태옥 새누리당 후보, 권은희 무소속 후보 △수성을 - 이인선 새누리당 후보, 주호영 무소속 후보

△수성갑 -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 김부겸 더민주 후보 △북을 - 양명모 새누리당 후보, 더민주 탈당 홍의락 무소속 후보

유승민 후보는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새누리당의 무공천으로 당선이 확실시 된다.

이 지역들에서는 새누리당 후보와 더민주·무소속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대구 동갑에서는 정종섭 후보가 류성걸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다.

SBS가 TNS에 의뢰해 29일 발표한 대구 동갑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정종섭 후보가 36.5%, 류성걸 후보는 33.6%로 집계됐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주호영 후보가 이인선 후보에 앞서고 있다.

영남일보와 대구M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호영 후보가 39.5%, 이인선 후보는 31.3%, 정기철 더민주 후보가 12.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대구 북갑에서는 정태옥 새누리당 후보와 권은희 무소속 후보가 접전을 펼치고 있다.

김부겸 후보의 세번째 도전이 주목되는 대구 수성을에서는 김부겸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SBS가 TNS에 의뢰해 29일 발표한 자료에 대구 수성갑 여론조사에서 김부겸 후보는 52.9%, 김문수 후보는 34.%로 집계됐다.

더민주에서 컷오프돼 탈당한 홍의락 무소속 후보 역시 새누리당 후보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대구MBC와 영남일보가 리얼미터에 공동으로 의뢰해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홍의락 후보는 42.3%를 기록했지만 양명모 새누리당 후보는 26.8%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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