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황천보기자] '최후의 보루' 항생제로 알려진 콜리스틴이 중국에 이어 영국에서도 뚫렸다. 이는 콜리스틴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가 발견됐다는 것으로 치료할 수 없는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은 21일(현지시간) 콜리스틴 항생제에도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 유전자 MCR-1이 영국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콜리스틴은 다양한 박테리아들에 대응할 수 있는 최후의 항생제다. 다른 모든 항생제를 처방한 후에도 박테리아가 잡히지 않을 경우 마지막으로 콜리스틴을 사용한다. 콜리스틴도 듣지 않는 박테리아라면 치료가 불가능하다.
이번에 발견된 콜리스틴 내성 박테리아 유전자 MCR-1의 문제는 '전이성'이다. 이 유전자는 '플라스미드'라 불리는 DNA에서 발견됐다. 플라스미드는 염색체와 별개로 존재하는 고리모양의 유전자로 빠르게 전이되는 것이 특징이다.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를 콜리스틴 내성 박테리아로 변이시킬 수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MCR-1 유전자가 이미 3년 전부터 퍼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영국 의료진은 3년 전 중국에서 영국으로 콜리스틴에 내성을 보이는 박테리아가 유입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보건청이 2012~2015년 사이 수집한 2만4000여개의 박테리아 샘플에서 이 유전자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미 돼지 농장 3곳에서도 콜리스틴 내성 박테리아가 검출된 상태다.
실제로 MCR-1 유전자는 중국에서 지난 11월 보고됐다. 류지앤화 중국 광저우 화남 농업대학 박사는 대장균과 폐렴간균에서 해당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류 박사는 중국에서 가축에게 콜리스틴을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고 있어 내성 유전자가 발견됐다며 사람에게까지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앨런 존슨 영국 보건청 교수는 "이 유전자가 세계 공중 보건에 당장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은 낮지만 계속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환경부 대변인은 "영국 농가에서 콜리스틴을 사용하는 비율은 0.2%에 불과하다"며 "콜리스틴 내성 감시를 강화하고, 콜리스틴 사용 자제를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포커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