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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4일만에 '밖으로'…한상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사회] 24일만에 '밖으로'…한상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 기자명 정창도
  • 입력 2015.12.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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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서 "총파업 투쟁 끝까지 함께 하겠다" 의지 밝혀

10일 오전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수배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피신처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떠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서울시정일보 정창도기자]  “잠시 현장을 떠나지만 총파업 투쟁을 끝까지 함께 하겠다” 10일 오전 '자진출두'를 위해 모습을 드러낸 한상균(5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조계사를 나오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 위원장이 자진출두 형식으로 조계사를 나와 경찰에 체포되면서 24일간 계속된 '관음전 피신' 상황은 별다른 충돌없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쯤 대웅전 앞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과 면담을 끝내고 자진퇴거와 관련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공안탄압의 실체를 낱낱이 밝힐 것"이라며 "감옥과 법정에서도 투쟁을 계속 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어 "11월 14일 폭력시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왜 국가 공권력의 폭력진압은 이야기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백남기 농민이 현재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왜 아무도 말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또 "구속은 피할 수 없을 것이지만 나도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2000만 노동자의 생존을 걸고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2000만 노동자의 바람이고 민주노총에 주어진 역사적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조합원 관계자들에게도 "감옥 안에서라도 노동개악 저지 총파업 투쟁 승리 소식을 접하고 싶다"며 "25일동안 고통과 불편을 감내해주신 조계종 관계자들과 2000만 노동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약 10분간 기자회견 전문을 읽은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자진출두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한 위원장은 "민주노총과 정부가 노동개악을 놓고 싸우는 과정에 내가 여기(조계사)에 들어왔다"며 "2000만 노동자들의 고통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9일) 오후 경찰이 조계사에 침입한 것은 공권력의 난입"이라며 "성지에 공권력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자진출두 계기를 설명했다.
 

자진출두를 결정하기 전 조계종·화쟁위와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 대해 "정부의 노동개악 일방적 처리에 대해 불교계뿐만 아니라 종교계가 나서서 사회악을 처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어제 이인재 한국노동연구원장이 방송을 통해 대정부대화를 제안한 바 있다"며 "민노총은 이 자리를 통해 장소와 상대를 막론하고 대정부대화가 성사될 것을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한 위원장이 일주문까지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길이 완성될 때까지 한 위원장은 관계자 1명과 꼭 안기도 했다.  
 

한 위원장이 일주문으로 이동할 때까지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한 위원장을 격려했다.  

 

한편 이날 민노총 관계자들은 기자회견 전 "한 위원장의 출두보다 더 중요한 것은 노동개악"이라며 "언론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알려주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9일 오후 2시 20분쯤 관음전 2층과 조계사 경내를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해체되는 등 전날 현장에는 오후 내내 긴장감이 맴돌았다.

경찰은 이날 한 위원장이 은신해있는 조계사 관음전으로 두 차례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오후 3시 20분 조계사 안심당이 있는 관음전 후문을 통해 1차 진입을 시도했지만 조계종 종무원들이 몇 겹으로 만든 인간벽에 막혀 들어가지 못하고 물러섰다.

관음전 정문쪽에서는 스님 14명이 목탁을 두드리고 조계종 총무원 소속 종무원 등 60여명이 석가모니불 염불을 외며 경찰 진입을 막았다.

경찰의 1차 진입 시도로 조계종 종무원 관계자 박모(40)씨가 갈비뼈에 부상을 입고 구급차에 실려 인근 서울 중구에 있는 백병원으로 실려갔다. 

경찰은 이후 오후 3시 50분쯤 안심당이 있는 관음전 후문을 통해 2차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문을 지키고 있던 종무원 직원과 스님들이 밀려 밖으로 빠져나왔다.

경찰은 조계사 주변에 경찰병력 650여명을 투입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관음전 아래에 매트리스를 설치했다.

관음전 2층과 조계사 경내를 연결하는 구름다리는 오후 5시쯤 재설치됐다.

비슷한 시각 조계종이 기자회견을 열면서 경찰의 한 위원장 검거는 사실상 유보됐다.

자승 총무원장은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의 갈등은 종단 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10일 정오까지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도 조계종의 뜻을 받아들여 한 위원장의 체포작전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당초 9일 오후 4시 이후 한 위원장이 자진출석하지 않으면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강수를 뒀지만 조계종 측의 입장을 고려해 한발 물러났다. 

경찰청은 이날 오후 '조계종 총무원장님 기자회견에 따른 경찰 입장' 자료를 내고 "애초 영장을 집행할 방침이었으나, 자승 총무원장님의 회견 내용을 감안해 10일 정오까지 일단 집행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자승 스님이 회견에서 밝힌 것과 같이 내일 정오까지 한상균의 자진출석 또는 신병인도 조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당초 방침대로 엄정하게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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