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서인석의 시시콜콜]
[웃기는 놈이 말하는 웃음이란? 2부]
'전설의 코미디클럽의 탄생, 그리고 30년 후 아이넷티비에서 환생한 ‘서인석의 쇼 코미디클럽’
1990년 서울 강남 신사동 사거리에 김형곤의 코미디클럽이 만들어졌다.
대한민국에는 유일무이한 클럽이었다.
그 당시에는 인터넷 환경도 아주 열악한 시절이었다.
나우누리, 천리안이라는 초기 인터넷 환경만 있던 시절이라 코미디의 자료가 아예 없었다.
오직 우리 스스로가 과거 야담이나 외국의 조크를 우리나라 문화에 맞추어 만들어냈다.
밥 먹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에도, 오로지 웃기기 위한 생각만 했었고,
만들어진 스텐딩코미디를 시험해보고 검증 할 수 있었던 것은 ‘김형곤의 코미디클럽‘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내 스스로도 난 코미디를 위해 태어났고 코미디를 하다 죽을 거란 생각으로 살아왔다.
정통 코미디와 스텐딩 코미디의 차이점은 단 한 가지로 축약할 수 있다.
정통 코미디는 짜여진 각본대로 웃음을 유발 시킨다.
그러나 그건 성공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무대에 올라 웃기지 못할 시에는 그다음 수습이 불가능하다.
반면 스텐딩 코미디는 같/은/소/재/라도 누가 하느냐와 그 날의 관객의 수준에 따라, 기분에 따라, 그 코미디언의 역량에 따라 다 다르다.
즉 스텐딩 코미디는 그 당시 상황에 따라 에드립으로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점이 짜여진 대본의 코미디와는 다른 점이다.
물론, 그러한 순간 에드립 능력은 오로지 타고난 재능과 많은 무대 경험이 쌓여야 가능하며 머릿속에 입력된 코미디의 자료가 많아야 한다.
얼마 전 ‘넷플릭스’를 통하여 개그우먼 박나래가 성인스탠딩개그를 시도했다.
참으로 코미디언 선배로써 감사한 일이다.
스텐딩코미디는 아무런 웃음의 장치가 없다.
오로지 마이크 하나 가지고 코미디무대라는 전쟁터에 나간다.
스텐딩코미디는 무대 위의 코미디언과 객석과의 진검승부이다.
그 진검승부에 짧은 연치나 작은 코미디 용량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
보자~우리 나라의 관객은 ’작은 코미디클럽에 와서, 웃으려고 와 놓고도, 웃으려 하지 않는다‘.
“오냐~~너희들이 날 웃긴다구 그랬지? 너희들이 그렇게 웃긴다며?
나도 웃길 수 있는지 한번 웃겨보렴” 이라는 생각으로 객석에 자리한다.
돈 내고 웃으러 와서 웃지 않으려 한다니 ...이것도 코미디다.
그렇다면 이들을 웃기려면? 일단 그들의 경계심의 빗장을 풀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허점,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감대, 그리고 반전에 반전이라는 맛이라는 반찬을 올려야 그들은 그제서야 웃음이라는 밥을 먹기 시작한다.
코미디는 무엇인가? 어떻게 하던 웃겨야 한다.
그게 코미디다. 수준을 논하는 건 그다음 순서이다.
수준은 그들의 마음의 빗장을 연 다음이다.
일단 웃기려면 그들의 아래로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슬슬 그들과 공감대를 구성하면서 그들을 홀리는거다.
그게 코미디요, 코미디언이며, 코미디언의 마음 자세이다.
이제 30년의 세월이 흘러 '전국가요전문채널 아이넷티비'를 통해 성인들의 웃음을 주기위한 ‘서인석의 쇼 코미디클럽이 환생했다.’
웃을일이 적어진 성인들을 위한 진짜배기 ‘코미디클럽’을 만들어 보겠다며 다짐해 본다.
그 옛날 개그맨 장두석, 이봉원이 ‘시커먼스’라는 개그듀엣으로 재미있는 풍자가사로 인기를 끌었는데 이 노래를 그들 ‘시커먼스가 부르면 어떨까?
아재개그송/ 서인석
아재라 흉보지마 니들도
언젠가는 아재 된단다
듣다보면 피식해 자존심 상해
그래 그게 개그 아제개그 송
미소에 반대말 당기소
화장실에 두 마리 용 남성용 여성용
추장보다 높은 사람 고추장
세상에서 가장 야한 채소 버섯
미국에서 비 내리면 유에스비
둘리가 다니는 고등학교 빙하타고
역사책이 불에 타면 불국사
세종대왕 만든 우유 아에이오우유
아재라 흉보지마
니들도 언젠가는 아재 된단다
듣다보면 피식해 자존심 상해
그래 그게 개그 아제개그 송
세상에서 가장 추운바다 썰렁해
뜨건 바다 열바다 정삼각형 동생이름 정삼각
세상에서 가장 가난 한 왕 최저임금
왕이 넘어지면 킹콩 왕이 가면 바이킹
새우가 주인공 대하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 태평양
미인한테 있는 개는 미인계
(랩)
많다 많다 아재개그송
이러다가 밤 샐라 아재개그송
그래도 재밌다 아재개그송
머리숱은 없어도 헤어날 수 없는 매력
아재개그 송
뱃살은 나왔어도 골반바지다
아재 아재 아재 우린 아재 개그맨
후렴
아재라 흉보지마 니들도 언젠가는 아재 된단다
듣다보면 피식해 자존심 상해 그래 그게 개그 아제개그 송
[서울시정일보/미디어한국 논설위원 서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