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요즘 출시되는 자외선 차단제는 회사마다 자사의 특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형태나 품질 등이 한층 독특해졌다.
칙칙한 피부색을 화사하게 보정하는 기능을 가진 제품, 바를 때는 젤(Gel) 형태인데 피부에 닿으면 액체로 변하면서 촉촉하게 녹아드는 제품, 산뜻한 사용감으로 화장 위에 덧바르는 스프레이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럼 어떤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징크옥사이드와 티타늄디옥사이드로 대표되는 무기 성분의 자외선 차단제나 메톡시에틸헥실과 같은 유기 성분의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 백탁 현상이나 피부 흡수를 통해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 피부 알러지를 유발할 수도 있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천연물 성분의 자외선 차단제가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떠오르고 있다.
동의보감을 보면 햇빛 아래 일하는 농부들이 여름에 핀 팥꽃을 꺾어 즙을 내 주근깨에 바르거나 그늘에 말린 복숭아꽃과 말린 동아씨를 가루 내어 꿀과 함께 발랐다는 처방이 기록돼 있다.
이처럼 천연물을 이용해 햇빛을 막은 옛 선조들의 지혜에서도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가지는 천연물 소재의 응용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천연물 성분들을 살펴보면 인삼 줄기세포 배양물, 석류, 대황, 황련, 마황과 같은 식물 추출물부터 이름도 생소한 애기풀가사리, 돌가사리, 감태, 애기마디잘록과 같은 해조류나 홍조류와 같은 해양 생물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와 같은 천연물로부터 얻어진 연구 결과들이 속속 특허로 출원되고 있는 것이다.
특허청 자료에 의하면 2005~2013년 사이에 자외선 차단제의 특허출원은 총 441건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내국인 출원이 외국인 출원에 비해 훨씬 활발한 출원을 보이면서 전체 출원의 8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외선 차단제 관련 기술동향을 살펴보면, 자외선 차단제의 주성분으로 유·무기 화합물 성분을 이용한 출원은 일정 수준의 출원 경향을 보이지만 2007년 이후 천연물 성분을 이용한 특허 건수가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내에 전체 출원의 거의 절반을(46%)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무기 화합물 성분의 자외선 차단제의 특허출원은 아모레 퍼시픽과 LG 생활건강이 양대 산맥을 이루면서 대기업의 출원이 48%를 차지했고, 자외선 차단 효과를 나타내는 성분을 천연물 소재에서 탐색한 특허출원은 중소기업이나 학교가 주축으로 각각 총 출원의 31%와 12%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자외선 차단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56억 달러로 국내 시장은 4300억 원 정도다. 이는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특히 최근 3년간 연평균 6.3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인구 규모로 보아 상대적으로 시장 규모가 매우 큰 것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에 대한 관심과 ‘동안 피부’로 가꾸려는 남다른 열망이 잘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천연 한방 추출물을 이용한 화장품들이 이미 기존의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고급 이미지와 우수한 효과로 확고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안전성과 자외선 차단 기능이 우수한 천연물 자외선 차단제가 개발되기만 한다면 유·무기 화합물 성분의 자외선 차단제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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