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 기차역
-이탈리아 문학기행
김윤자
무엇을 실어 나르십니까
혹시 과거의 시간은 싣지 않으십니까
맨 끝에 차량 한 칸 더 달아
저 참혹한 역사
폼페이 최후의 날, 그 시간들을
통째로 옮겨 싣고
어느 곳, 깊고 깊은 적막의 계곡에다
묻고 오실 수는 없습니까
사람만 타라 하십니까
머물수록 무거워지는 아픔이라서
서둘러 타야 된다고 그리 외치십니까
가슴에 박힌 소슬한 비극일랑
철로에 고이 묻고
아름다운 소렌토로 떠나자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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