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티틀리스 산정
-스위스 문학기행
김윤자
하얀 고혹의 정수리에
세상을 강하게 키우는 용기를 이고 서서
만져보라고, 쥐어보라고, 뒹굴어보라고
빙벽에 목숨을 매달고 사는
한 줌의 눈일지라도
끝없는 포용의 알프스를 닮아
바람과 구름이 훑고 간 아픔을 말하지 않는다.
하늘이 어루만지는
해발 삼천 이십 미터, 경계선 너머의 고지
눈 속 불멸의 고요
돌아가면 무어라 전할까
가슴이 멎도록 황홀하더라고
나의 혼을 뜨겁게 흔드는 환상의 영역이라고
아니, 나의 영과 육을 보석으로 제련하는
신의 눈물고운 성역이더라고 전하리라
고뇌를 하얗게 태운 융단을 깔아
알프스 영봉은 보드랍더라고
가슴으로 외치리라
찬란한 인내의 꽃이 살더라고 두고두고 외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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