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 고성
-독일 문학기행
김윤자
붉은 기와지붕 꽃물결 속에
페르시아 왕과 공주가 거닐던 정원에 들어서며
나는 오늘 하루 공주가 되고
넥카강을 넘어가는 낭만의 옛 다리
칼테오도르 다리를 바라보며
역사의 시간을 유영하는
날개 큰 새가 되어 훨훨 날다가
문인과 철학자의 열정을 보듬은 산언덕
고운 마을, 철학자의 길에서
괴테를 만나고, 하이네를 만나고
고딕, 바로크, 르네상스의 성스러운 조화를
공으로 한눈에 담으며
일곱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탄생시킨
하이델베르크 대학 교정에서
고전의 향기를 마시며
탄탄한 내가 되어 나올 때
살기 싫은 생각이 들거든 하이델베르크에 가보아라
독일의 우울한 날씨 속에 떠다니는 그 말을
나는 온몸으로 체감했다.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