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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본 세계, 벨기에 [오줌싸개 동상]

시로 본 세계, 벨기에 [오줌싸개 동상]

  • 기자명 김윤자 기자
  • 입력 2013.12.1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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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 동상
-벨기에 문학기행

김윤자

쥘리앙, 네가 왜
그 높은 벽면에 서서
발가벗은 몸으로 오줌을 싸는지
궁전 화단에 오줌을 싸고 지나가서
경고성으로 그곳에
너를 세웠다는 말도
혹은, 아이를 잃은 아버지가
아이를 찾기 위해
너를 세웠다는 말도, 내게는 들리지 않아
네 나이 사백 여 살
벨기에 최고령의 시민이라고
각국의 대통령이 방문할 때마다
지어다 입힌 옷이 육백 벌이라고
그래도 너는 여전히 알몸
부끄럽지 않은, 변함없는
육십 센티의 작고 다부진 청동 조각상
내 눈에 너는 벨기에다.
작지만 큰 나라, 유럽의 별
봄을 기다리는 희망의 꽃봉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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