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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본 세계, 벨기에 [돈키호테 동상]

시로 본 세계, 벨기에 [돈키호테 동상]

  • 기자명 김윤자 기자
  • 입력 2013.12.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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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키호테 동상
-벨기에 문학기행

김윤자

오늘 벨기에에서 만난 돈키호테는
소설 속 인물이 아니다.
해학적 웃음을 뿌리고 다니던 가벼움은 증발되고
건장한 말 위에 앉아
심오한 표정으로 브뤼셀 시청사를 가리키며
손을 뻗쳐 들고 있다.
작가 세르반테스는 스페인 사람인데
돈키호테가 어찌하여
이국의 도심에 서 있는 걸까
지배의 흔적이다.
스페인 합스부르크가 지배의 흔적으로 남긴 유물이다.
이곳의 역사적 배경이야
내게 있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강점기의 내 조국 어느 아픈 한마디를 보는 것 같아
오늘 만난 돈키호테는 무거운 존재다.
유명세만큼이나 큰 덩치로 언덕에 서서
외객의 걸음을 인도하는 동상은
차가운 이지의 가슴인데
그를 바라보는 길손의 시선은 붉은 눈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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