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리스 고속열차
-프랑스 문학기행
김윤자
붉은 의자가 유럽의 향수로
이방인을 보듬어 안는다.
국경선을 소리 없이 넘나드는 탈리스는
지금, 프랑스 노드역에서 벨기에 브뤼셀역으로
살갑게 달리고 있다.
낙농업 국가의 살찐 들녘에서
목가적 그리움이 뒹구는 풀의 노래를 들으며
산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을
나는 꿈을 꾸듯 날아간다.
칸마다 목적지가 달라, 칸을 바꾸어 타면
어느 역에서 분리될 때
다른 나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조차
산뜻한 낭만이다.
내 조국의 케이티엑스 고속열차가
탈리스의 속살을 본떴다는 대목은
더욱 깊은 애정이다.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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