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브리지
-영국 문학기행
김윤자
돌아서 지지 않아서
비가 얼굴을 스치는 줄도 모르고
비가 옷깃을 적시는 줄도 모르고
템즈강 난간에 기대어
나는 한동안 우람한 아이와 마주했다.
전쟁이 스쳐가지 않은 평온한 강 위에서
무너질 이유가 없었으니
백 살이 넘는 빅토리아식 사내는
크고 작은 고딕풍의 첨탑으로
연륜을 드러내며 늠름한 거야
차가 지나가도, 사람이 지나가도
상판을 열고 배가 지나가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 공중의 생명체
지하철이 지나갈 때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불편을 겪어도
시민들의 손에는 책이 들려있을 뿐
영국 런던의 상징물 타워 브리지, 너에게는
한마디 불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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