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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본 세계, 뉴질랜드 [거울 호수]

시로 본 세계, 뉴질랜드 [거울 호수]

  • 기자명 김윤자 기자
  • 입력 2013.08.30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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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호수
-뉴질랜드 문학기행

김윤자

그날은 청둥오리도 날아가고
하늘도 높이 올라가고
바람은 빗장을 닫아 한점 흐르지 않고
비는 오다가 되돌아 올라가고

한마리만 잡아도 쇠고랑 차는 오리 천국에서
그 시간 오리가 보이지 않은 것도
아침부터 구름을 품고 있던 하늘이
그 시간 구름을 높이 올려 보낸 것도
대평원을 날개 달고 떠돌던 바람이
그 시간 따라오지 않은 것도
여기는 서부 우림지대, 지천으로 내리던 비가
그 시간 걸음을 하늘로 돌린 것도

거기, 거울 호수가 있어서
만년설 고운 산맥 뿌리까지 끌어안는
산과 나무와 들녘이 물과 하나 되는
걸어 들어가면 산을 만날 것 같은 땅에 누운 거울
이런 날이 연중 며칠 없다는데, 그날은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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