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피아 성당
-터키 문학기행
김윤자
육신이 넘어지지 않는 것도
정신이 넘어지지 않는 것도
완벽한 불가사의다.
종교 전쟁의 실체를 드러내면서도
종교의 융합이 공존한다.
기둥이 없는 거대한 실내 공간이
십오 층 높이로 견디는 것이
가장 세계를 놀라게 하지만
내가 본 놀라움은
기독교 위에 이슬람이, 이슬람 위에 기독교가
섞이어 하나가 되어가는
눈물겨운 서로의 희생이다.
벽면의 십자가가 구멍 났어도
성화 속 예수가 회칠로 얼룩졌어도
오스만투르크의 정복은 아름답다.
종교의 혼이, 역사의 혼이
다른 색깔, 다른 빛으로 모였는데
동그란 하나, 기막힌 화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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