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캐나다 [만년설 빙하 생명수]

2012-12-06     김윤자 기자

만년설 빙하 생명수
-캐나다 문학기행

김윤자

빈손으로 와서 태고의 향기를 마십니다.
경계선 밖의 순수, 평온의 설원에서
북극의 고고한 라이브 연주를
공으로 들으며
생명이 연장된다는 세상의 말에
허락도 없이 두컵이나 떠 마셔 죄송합니다.
콜롬비아 대빙원에서
녹아내려 발원하는 강은
좌로 태평양, 우로 대서양
북녘 북극해로 흘러들어
대륙의 분수령을 이룬다는데
빙옥의 벽과 벽 사이
단단한 고독을 깨고 나온 천연의 증류수가
옥빛 정결한 물살로
열기에 데인 지구의 살갗을 치료하고 있습니다.
유리 절벽에 아슬한 얼음 지붕을 이고 서서
강처럼, 바다처럼 고요를 풀어내는
아사바스카 빙하 계곡
만년설 빙하 생명수의 꼿꼿한 집념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