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이집트 [나일강 비경]

2016-10-08     김윤자

 


 

나일강 비경

-이집트 문학기행

 

김윤자

 

어머니

세월을 여기 강가에

매어두면 좋겠습니다.

살같이 흐르는 시간이

여기는 아닙니다.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바람과

남에서 북으로 흐르는 물결이

만나고, 또 만나며

강물은 빠른 걸음을 멈추고

잔잔한 시간을 낳고 있습니다.

아버지

저기 푸른 강변에

목숨을 매어두면 좋겠습니다.

잦아드는 나일강이

풀들의 목숨을 지키고 있습니다.

제 하나의 걸음이 야속하여서

어머니의 세월을

아버지의 목숨을 목 놓아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