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서인석의 시시콜콜] 故 설리.악풀은 살인행위

-악풀은 네트워크에 숨은 익명의 살인행위이다.

2019-11-21     서인석 논설위원


[서울시정일보/미디어한국 논설위원 서인석]

k-pop스타 故 설리

 

내 얼굴 / 서인석

입은 십원이요
귀는 그 열배다
귀의 말을 잘 들으라

귀밑에 서열을 정해
귀밑에 내려 앉혔지만
입은 벌리면 제멋대로다
그러다
터진 허풍선에 귀탓만 한다

그리곤 그 중재자인
코만 힘들어
벌떡거리며 숨 고른다

그런 아랫것들을 다스리지 못한 눈은
그저 앞만 보고
멀뚱멀뚱

그저
뒤룩뒤룩
내 얼굴은 세상이다

월간 순수문학 제312회 시부문서 당선된 필자의 詩 ‘내 얼굴’이다.

말과 글에는 그 사람의 생각이 들어있다.
말은 품성이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격과 수준을 이야기하는 한자 ‘품 品’의 구조를 보면 아주 흥미롭다.
입 ‘구 口’가 세 개 모여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말이 쌓이고 쌓여 그 사람의 품성이 된다는 뜻이 아닐까?
말은 한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千개의 귀로 들어간다.
그리고 끝내 萬사람의 입으로 옮겨진다.

혀를 뜻하는 ‘설舌‘을 보자 입을 뜻하는 '구 口’위에 천 千개의 칼이 올라 타있다.
말은 천개의 칼을 품고 있다는 섬뜩한 뜻이 아닐까?

한자 ‘암(癌)’자는 병질엄(疒) 부수에 입(口)이 세 개인데다, 그 입이 산(山) 위에 앉아있는 글자이다.
'말이 산 위에 3개씩 앉을 정도로 많으니 암이 라는 병이 안걸리겠냐?' 라는 뜻이겠지....
이 역시 입을 통한 말이 가져온 섬뜩한 글자이다.

악의에 찬 인간의 욕을 한 침을 모으면 코끼리도 죽일 수 있는 독이 된다한다.
일부 네티즌들의 몰상식한 악풀에 결국 ‘k-pop 스타 설리’는 꽃다운 나이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악풀은 네트워크에 숨은 익명의 살인행위이다.

[서을시정일보/미디어한국 논설위원 서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