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칼럼] 사람이나 꽃이나 고반(考槃)의 락(樂)이다.

2019-09-29     박혜범 논설위원

[서울시정일보] 강변 길섶에 핀 한 송이 맑고 흰 꽃을
마음에 담아들고 보니
문득 홀로 깨어 마음의 청빈함을 즐기며 사는
아리따운 이가 생각이 나서
고반(考槃)의 락(樂)이라며 카톡으로 보냈더니
부끄럽다며 홍조 띤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너나 나나 잘난 척 하며 잘난 이로 살기는 쉬워도
못난 척 사양하며 못난이로 살기는 어려운 세상
저잣거리에서 홀로 깨어 세월을 즐기며 사는 아리따운 이나
강변에서 홀로 피어 가을바람을 즐기고 있는 흰 꽃이나
다 같은 고반(考槃)의 도락(道樂)이니
마음 부끄러울 일이 아니라고 글을 지어 보낸다.

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