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중국 [백두산 천지의 함성]

2014-07-03     김윤자 기자

백두산 천지의 함성
-중국 문학기행

김윤자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아픔이 있어
하늘 문을 닫지 못하시는
내 아버지의 한숨 같은, 그 하얀 고뇌
민족의 숨결을 다 모으라 하십니까
한반도의 이 드높은 영봉에
한뿌리로 엮으라 하십니까
여기, 한 줌의 재로
흩날리는 목숨이라 해도
살아 일어설 수 있는 푸른 기백이 있다고
가슴을 열라 하십니까
풀 한포기, 돌멩이 하나에도
장엄한 입김이 서려 큰 맥박이 뛴다고
귀를 열라 하십니까
칼바람이 몰아칠 때 모난 곳을 조각하고
천둥이 내리는 날 쇠창살 울을 박아
강한 뼈로, 강한 심장으로 일어서라 하십니까
짙푸른 함묵으로 동그랗게 보듬으시며
태초의 그 모습, 그 음성으로
거룩한 영토에서 큰 태동으로 일깨우시는 함성
목숨처럼 품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