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일본 [나고야 공항]

2013-10-25     김윤자 기자

나고야 공항

김윤자

푸른 빛 자작이는 대나무가
공항 안에서 피어오르는데
에스컬레이터의 계단을 따라 오길래
실내에서 자란 힘이
어디까지 오르겠느냐고
기계의 움직임이 끝날 때
너의 자람도 끝났겠지 했는데
아니다.
이층에 내렸을 때도
정수리는 보이지 않고
지층도 아닌 인공의 흙에
뿌리 내린 몸체가 발돋움하여
철심으로 지붕을 이고 있다.
유리창을 타고 흐르는 햇살에
군락의 힘으로 뭉쳐진 잎사귀들
겉으로 보기에는 여리지만
질긴 나고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