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호주 [시드니 고속도로]

2013-10-08     김윤자 기자

시드니 고속도로
-호주 문학기행

김윤자

시원한 땅에서
투명한 자유를 먹고 자란
순박한 나무들이
웃자란 청년인 듯
조숙한 숙녀인 듯
어찌 보면 철없이 덩치만 키운 것
아닐까 싶었는데
용감한 걸음으로 나와
중앙 분리대의 벽을 허물고
그곳, 위태로운 공간에
나무 공원을 이루고 살고 있으니
아, 이것은 정녕 배부른 평화가 아닌가
드넓은 대지의 축복
달려도, 달려도 깨지지 않는
운전석과 상 하행선이 반대인데도
느끼지 못할 만큼
황홀한 현상들이 스쳐 지나가는
눈부신 길, 부드러운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