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뉴질랜드 [러셀 양 세마리의 임무]

2013-09-30     김윤자 기자

러셀 양 세마리의 임무
-뉴질랜드 문학기행

김윤자

건물 가까이에 목장이 있는 것도
좁은 공간인 것도
겨우 양이 세마리만 있는 것도
사람을 보고는 철조망으로 달려오는 것도
지금까지 보아온 목장과는 달랐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이 주는 과자를 좋아하고
빈손을 내밀어도 좋아라 다가오고
차에서 사람이 내리면 뛰어가고
그랬다. 양 세마리가
예쁘고, 고맙고, 사랑스러워서
한동안 지켜보다가
웬일인가 싶어 물었더니
선전 광고용으로 기르는 양이란다.
철조망에 영문 간판을 걸어두고
사람들이 그곳에 양을 보기 위해 다가가면
광고효과가 크다고, 지금 양들은
사람에게서, 국가에게서 받은 사랑을
다시 되돌려주는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