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뉴질랜드 [빗속에서 본 양떼들]

2013-09-09     김윤자 기자

빗속에서 본 양떼들
-뉴질랜드 문학기행

김윤자

아이야
저 빗속의 양떼들을 보아라
먼 나라 이국 땅에서 자라는 동물이지만
날씨에 동요하지 않고
묵묵히 살아가는 저들의 삶을 보아라
비가 내려도, 바람이 불어도
뛰거나 당황하지 않고
풀 사이, 돌짝 사이
하루의 먹이를 찾아내는 저 눈빛을 보아라

아이야
저 빗속의 양떼들을 다시 보아라
진정 배가 고파 풀을 뜯겠느냐
해 밝은 날에도 풀은 지천인 것을
경계선도 없고, 경계할 상대도 없는
평화로운 초원인 것을
여린 입술로 건져 올리는 저 인내를 보아라
광활한 터에서 홀로 일어서기 위한
빗속의 강인한 행군, 고독한 걸음을 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