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시베리아 [창공에서 만난 신부]

2013-06-20     김윤자 기자

창공에서 만난 신부

김윤자

그 아름다운
푸른 실루엣에 박힌
하나의 다이아몬드가
달일 줄이야
시속 구백 킬로미터로 달리는
비행기 차창을
안개꽃 눈망울로 따라오는 너는
우주 공간 최상의 고운 신부
시베리아 평원은
구름 이불 아래 고요한 밤일 텐데
지상 십 킬로미터 이곳 창공은
밤도, 낮도 아닌
경계선의 하얀 시간
신부는 지금
비행기 날개 위를 거닐며
붉은 새벽과 혼례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