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본 세계, 체코 [체코의 부드러운 들녘]

2013-05-24     김윤자 기자

체코의 부드러운 들녘
-체코 문학기행

김윤자

내 기억 속에 저장된
체코의 들녘은
거칠고 척박할 거라고
식물이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는
춥고 배고픈 땅일 거라고
체스키크롬로프 성, 체코의 남단에서
프라하로 이동하며
유로버스에서 세 시간 동안 바라본
체코의 들녘은
나의 묵은 기억을 지우고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운 장으로 입력되고 있었다.
블타바 강이 기름처럼
숲 사이로, 밭 사이로
자작 자작 흐르고
쪼개질 것 같은 푸르고 탱탱한 하늘
원시의 빛으로 내려오는 비단실 햇살
나무도, 곡식도 자유롭게 자라는
부드러운 들녘, 향기로운 들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