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키크롬로프 성 -체코 문학기행 김윤자작은 프라하체코 남부, 보헤미아 영주의 손길로오래 전부터 보존되어 온중세 유물과 문화의 완벽한 거리그날은 축제일, 성 안의 사람들은기사인 듯, 왕자인 듯 전통의상을 입고바닥의 돌 하나에도고전의 향기가 흐르는 골목을 거닐며세계인을 역사의 한 정점으로 모은다.체스키는 체코크롬로프는 구불구불한 강가 옆 풀밭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어려운 체코어를 음미하며블타바 강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성 위에 올랐을 때, 동그랗고 예쁜 마을푸른 나무 사이 빨간 기와집에는동화 속 주인공이 살 것 같은보호성인이 거하는
국경선의 빛 -체코 문학기행 김윤자어떻게 국경선을 넘을까궁금하여서잠들지 않으려고 두 눈을 크게 뜨고들녘에서 흐르는 빛보다경계선에서 흐르는 빛을더 보고 싶어서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올 때처럼여권만 검색하리라그렇게 내 머리 속에 정리해 두었는데뜻밖의 자유, 뜻밖의 평화를 만났으니빈에서 출발한 버스가체코의 땅으로 넘어올 때철조망도 군인도 보이지 않았고어느 고속도로 톨게이트 하나통과 하듯이, 언제 넘어왔는지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경계선인지구별도 되지 않고꺼냈던 여권을 다시 넣으며국경선의 저 찬란한 빛으로나는 지금 삼팔선 철조망을 사르
비엔나 하모니 호텔-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유럽의 엘리베이터에서우리 의식 속의 1층은0 혹은 P로 표시한다는 것쯤은이미 알고 있었지요.하지만 엘리베이터의 문을앞으로 당겨야 탈 수 있고두 손으로 밀어야 내릴 수 있다는방법까지는 몰랐어요.그래, 좀 신기하기도 하고알고 나니 재미있기도 했어요.다음날, 유리 창문을 열었을 때밝음에서 드러나는 놀라운 사실담쟁이 넝쿨이 내가 머문 오층까지 오르다니달려나갔지요. 궁금했지요. 바깥 풍경이출입문과 창문만 제외하고는호텔 벽이란 벽은 모두담쟁이 넝쿨 파란 잎새로 나풀거리고 있었어요아, 그랬군요오랜
비엔나 숲 호이리게 석식-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호이리게, 그 해에 생산한와인을 파는 음식점헝가리에서도 현지식 호이리게의깊은 맛을 보았던오스트리아의 부자가 산다는비엔나 숲 입구음식점 문 앞 벽면에금줄처럼 길게 늘여 걸어둔 꼬마전구에반짝 반짝 불이 들어옴으로호이리게 식사가 가능함을 알리는아늑한 테이블에서조금은 간기가 센 고기류와 와인으로우아한 식사를 할 때룸에서 룸으로 순회하며 낭만을 몰고 다니는유럽의 집시풍 음악 연주자들이아리랑과 베사메무쵸 선율로빈의 마지막 밤을 붉게 물들인다.
카를 교회-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얼마나 흑사병이 무서웠으면저토록 아름다운 교회가 탄생되었을까두 차례에 걸쳐오스트리아 전역을 휩쓸고 간검은 병마 페스트다시는 지구상에 그런 일이 없기를완전히 소멸되기를그 감사의 기념물로아버지 카를에서 아들 카를 보로메우스까지대를 이어 완성했다 하니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영롱한 빛과빈의 거리, 그 바로크 걸작품이백성의 안위를 위해 고뇌하던깊은 인간애의 푯대로빈의 하늘에 나부끼며 가슴을 흔든다.
빈에서 만난 괴테-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당신이 바로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으로나를 무던히도 울렸던그 사람, 괴테십니까한 여인을 홀로 사랑하다가스스로 슬픈 운명을 맞이한 남자바로 그 주인공, 베르테르처럼 당신의 사랑도 그리 짙었습니까 여인에 대하여, 문학에 대하여빈의 거리 대로변에우람하고 씩씩한 면모로 앉아있는당신의 그 깊은 가슴에아직도 천사 같은 여인로테를 품고 계십니까 장대한 고리로나의 시심을 끌어 올렸던이슬 같은 당신의 영혼 앞에서천상의 깊은 사랑, 뜨거운 시를가슴 한가득 품고 갑니다.
성 슈테판 성당-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비엔나가 수도로 정해지면서함께 역사를 쌓아온 팔백 년의 세월만큼거룩한 용모로 가꾸어 온빈의 얼굴, 빈의 상징이라 입력하면후일, 내 기억상자 속에 담아가는 이 순간의저 높고 우람한 성당은 결코 잠들지 않으리라더 정확히는, 오페라 하우스에서링거리 안쪽 구시가지 중심부를 향하여성당까지 걸어가며생생한 빈의 자유, 빈의 평화를 가슴으로 본 일또 하나의 보랏빛 회억은, 큰 검둥개가백 미터가 넘는 첨탑과 마주앉아 응시하던 눈빛마차도 옛 걸음으로 지나가고사람과 동물, 차량행렬이 하나 되는 고고한 순례이곳
오페라 하우스-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애련한 것은무심히도 흘러 가버린 세월일 뿐예술에 대한 낭만과 열정은불멸의 화신으로 빈의 링거리를 밝히고 있다.왕권이 붕괴되며성벽이 허물어질 때최초로 지어 올린 국립 오페라 하우스르네상스식 목련 향기가외형의 옷으로 거대하게 감싸고 있어곁에 서 있기만 하여도가슴은 이미 음악의 혼에 젖는다.무대가 객석보다 두 배나 커서매년 적자인데도누가 얼마짜리 옷과 보석을 달고 왔다는뉴스가 보도될 만큼황실의 고혹적인 상념이 가시지 않은고운 향수가세계 삼대 오페라 극장으로 우뚝 세웠다.
왕궁 정원 높은음자리표-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예술의 꽃을 피웠던향기로운 왕조의 자취는아직까지도 흘러왕궁 정원 푸른 잔디 광장에그날을 부르는높은음자리표가 선명하게 들어앉아머리 위 뜨거운 가슴으로 서 있는모차르트가 금방이라도 달려와오선지 위에그 높은음자리표를 옮기고환상적인 신의 소리를 읊을 것 같은그런데 누구일까어마 어마하게 큰 높은음자리표에꽃을 심어준 위대한 손길은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빈의 링거리 대로변높게 솟아오른한 여인의 동상이 슬프도록 눈부시다.그녀가 권좌에서 집정한사십 년이라는 긴 세월도아들만이 물려받던 왕위를딸에게 이어주어야 했던 그녀의 아버지도저토록 푸른 고뇌였으리라광장 한가운데마리아 테레지아의 커다란 좌상 아래그녀를 호위한 네 명의 기마상과하이든, 모차르트, 음악가의 부조 조각상이그녀의 높은 위상을 말하지만나는, 순하고 여린인간 마리아 테레지아를 보았다.어린 시절 사랑한 남자와 결혼했고십육 명의 자녀를 길러준 보모의 공을 잊지 않고왕가의 무덤에 묻어 주
쉔부른 궁전-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어느 황제가 사냥하던 중우연히 발견한 아름다운 샘터가빛나는 궁전으로 탄생하여세계문화유산이 된 것을, 잠든 역사는 알까이름까지도 그날을 회상케 하는 것을쉔은 아름다운, 부른은 샘물그래서 아름다운 샘물의 궁전이라고뒤뜰, 광야 한 도막을 옮겨놓은 듯시야에 다 담기지 않는 아득한 정원의꽃과 나무, 석상과 프러시아 전투 승리 기념물균형과 조화의 구도까지 완벽한아름다움이다. 그날의 샘물처럼황실계단을 오르면서 맞이하는 궁전 내부대연회장에서부터 마리아 테레지아의 침실까지촘촘한 걸음으로 거쳐 나오며화려했던 합
비엔나 링거리-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언제나, 어느 곳에나한 시대가 흐르고새로운 물결이 밀려올 때는마디의 상채기가 있듯이비엔나의 링거리 역시겉으로는 화려한 자유가 넘실거리지만고뇌와 아픔으로 탄생된 거리라고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바뀌면서구시가지로 에워싸고 있는거대한 성벽을 거두어내는 일이어디 쉬웠겠는가도나우 운하를 향하여반지처럼, 바지를 벗어 놓은 모양처럼둥글다 하여, 링거리걸어도 걸어도 쏟아져 다가오는고전에서 바로크 양식까지중세 문명의 찬란한 꽃, 보물의 축제이천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꼿꼿이 지켜온빈의 자존, 빈의 생명줄이다.
황금빛 요한 스트라우스-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도나우 강의 지류가정문에서부터 흐르는 녹색지대한때는 왕실 전용 공간이었으나지금은 외인의 출입이 자유로운비엔나 시립 공원에바이올린을 어깨와 목 사이에 올리고푸른 다뉴브 강의 물결, 그 잔잔한 선율을낭만의 손놀림으로 연주하는황금빛 불멸의 영혼시간을 돌리는 꽃시계는, 분명정방향으로 돌아가는데그는 여전히 정지된 시간의 품속에서생시와 동일한 평화로운 모습사람은 가고 없는데예술은 살아서 타오르는 맥으로역사를 이어가고아직도 세계인의 가슴에는 다뉴브 강의 왈츠가쉼 없이 흐르고 있으니황금빛 요한 스
풍력계 바람개비의 자유-오스트리아 문학기행김윤자향기로운 바람이 불 때그곳에는바람을 담아자유를 생산하는풍력계 바람개비가 있었다.구름이 몰려와도물안개가 사위를 휘돌아도결코 흔들릴 것 같지 않은우람한 기둥과 균형진 날개의 평화푸른 들녘을 가득 메운장엄한 행렬, 환상적인 숨결헝가리에서국경선을 넘어온 초입의고속도로변에서차가 달리는 시간으로 이십 분 동안흐르는 물줄기처럼 이어지는 저 풍경은이념의 끈을 놓아버린무아의 자유, 경계로부터의 자유오롯한 영역에서하얗게 나부끼는 영혼의 자유였다.
국경선의 고요-헝가리 문학기행김윤자땅과 땅 사이나라에서 나라로 넘어가는 국경선이이렇게 고요할 줄이야경계선 표시라고는톨게이트와 가냘픈 외줄의 철조망작은 초소에 군인 두명, 군복은 입었으나 자유로운헝가리 마지막 땅에서검색원이 버스에 올라와 여권만 검색하고는그가 내려가자훵 뚫린 고속도로 관문을 지나미끄러지듯이 차가 달려 나가는데이제부터는 오스트리아 땅이라고아, 총부리를 겨누고몇 킬로미터의 비무장지대를 사이에 두고서러운 국경선을 보며 살아온 나는지금 이 순간, 벅차오르는 붉은 가슴으로유럽 대륙 고요한 이음새의 평화를눈부신 저 행복을,
중세기사 식당 만찬-헝가리 문학기행김윤자우리 모두중세기사가 된 것지하의 스산한 굴속 긴 통로를걸어 들어가면서부터좁은 길목에 수북이 쌓아 놓은 와인병에서호탕한 기상을 예감을 했듯이안내 받아 들어간 홀의 석벽에창과 방패, 장검 등 온통 기사의 무기로장식한 풍물을 보며테이블 위 촛불마저 아득하여, 조금은 소슬하기도차가운 공기가 살갗을 흔들어 한기가 스밀 때쯤단호박만한 둥근 빵에, 윗뚜껑을 자르고스프를 한가득 채워사람 앞에 한개씩 주는 것을 시작으로타조 다리, 칠면조, 생선살, 통감자 외수많은 종류의 음식을 담은 대형쟁반이식탁에 가로질
도나우 강 유람-헝가리 문학기행김윤자도나우 강물 위, 그 한 시간은시간과 공간에서 이탈된 자유, 결코 짧지 않은무거운 나이와 단단한 사고는잠시 머르기트 섬 선착장에 묶어두고빈 가슴으로, 물의 신과 역사의 신과이미 예약된 만남처럼 뜨겁게 하나 되었으니슬프도록 아름다운 이 순간의 이야기들을어떻게 담아가야 할지물빛은 푸른 다뉴브 강에서 성숙한 갈빛긴 여로에서 조금은 지친, 하지만 여울은 어여쁜 숨결달빛 보석으로 애련하게 빚어 올린국회의사당 첨탑의 눈부신 행진을 시작으로부다페스트 양변 강 언덕에중세 문화의 꽃, 르네상스와 고딕 양식 건
바치 거리-헝가리 문학기행김윤자한국의 명동, 보행자 천국유럽의 소외된 족속, 유랑의 무리 집시도고국을 떠나온 이방인도이 거리에서는 부끄럽지도, 낯설지도 않은온전한 자유아직도 공산주의 사상에서 탈피하지 못함에회색의 칙칙한 도시에서닫혀진 생활상도맑은 날씨를 만나기 어려운 탓에우울한 국민성도이곳에서는 다 벗겨지는그렇다고 치안이 무너진 것도 아니고게으르지만 불평을 하지 않고자신의 일 외에는 거들떠보지 않지만경적을 울리지 않는원래는 훈족이었으나, 지금은 다양한 혼혈족검은 머리에 백색 피부이거나노란 머리에 동양적인 몽골계인까지도나우 강변
성 이슈트반 성당-헝가리 문학기행김윤자인간 이슈트반을 만난 곳은겔레르트 언덕이고정치적 영웅 이슈트반을 만난 곳은영웅 광장이다.아들 임레 왕자의 가정교사였던 겔레르트가죄없이 도나우 강에 던져질 때이슈트반의 가슴은 온전했겠는가헝가리 최초의 국왕으로서유럽 수난의 역사에 짓밟혀 온상처 난 국토와백성의 피맺힌 아픔을 아물게 하는 일이그리 쉬웠겠는가생시에 짙푸르던 고뇌가도나우 강변 페스트 지역 번화가사람과 차가 홍수처럼 밀려드는 데아크 광장에거대한 돔 지붕과 두개의 첨탑이하늘로 비상함을 허락받은, 이 성당에서승화된 축복으로 빛을 발하는데아
영웅 광장-헝가리 문학기행김윤자고독한 영웅은 유월의 따가운 햇살에도땀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조국의 기둥을 받들 듯반원의 열주 사이사이바람도 머물지 못하는 허허로운 공간에오로지, 그날의 충정과 애국의 붉은 집념을전신에 휘감고아직도 끝나지 않은 고행의 역사를 직시하는이슈트반과 마챠시 국왕그리고 건국 신하들, 열네 명의 환조 입상기둥 위, 기댈 그 무엇도 없는소슬한 난간 양끝에는헝가리의 시조 아르파드 족장과 부족장네 명의 기마상이채찍만 휘저으면 시공을 가르고 차오를 것 같은데광장 중앙 망대에서 하늘을 우러러신의 은총과 가호를 요청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