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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준 한의사의 건강칼럼] 생체시계와 인체리듬, 그리고 수면장애

[황인준 한의사의 건강칼럼] 생체시계와 인체리듬, 그리고 수면장애

  • 기자명 황인준 논설위원
  • 입력 2018.12.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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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의 변화에 따른 24시간을 주기로 하는(circadian rhythm)과 체온의 변화, 호흡, 심장박동 등 24시간보다 짧은 주기(ultradian rhythm), 그리고 여성의 생리와 같 이 긴주기(infradian rhythm)가 있어

한의사 황인준. 본지 의학 논설위원
한의사 황인준. 본지 의학 논설위원

[서울시정일보] 임신 26주, 태아는 엄마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반복되는 규칙적인 그 울림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 처음으로 듣는 소리이다. 그래서인지, 일정한 리듬을 기반으로 하는 음악은 모든 인간 문명에서 발견되는 공통 점이기도 하다.

심박동 외에도 인간의 몸에는 여러종류의 리듬이 있다. 밤낮의 변화에 따른 24시간을 주기로 하는(circadian rhythm)과 체온의 변화, 호흡, 심장박동 등 24시간보다 짧은 주기(ultradian rhythm), 그리고 여성의 생리와 같 이 긴주기(infradian rhythm)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런 인체의 리듬은 어디에 기준을 두고 유지되는 것일까? 바로 뇌의 시신경 교차상핵(SCN: SupraChiasmatic Nuclei)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부위는 눈으로 들어간 빛 자극에 의해서 24시간 주기의 “메트로놈”역할을 하는 생체 시계의 중추가 되며, 다른 여러 인체 리듬의 기준 역할 을 한다. 이같은 인체 리듬의 중추가 흔들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임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면증의 고통은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시킨다. 뿐만 아니라 생체 시계의 리듬이 깨지 게 되면 암, 대사 및 심혈관계질환, 뇌질환(정서장애, 약물중독, 인지 기능의 저하, 퇴행성 뇌질환)의 발생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편안히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일까?

인체 자기장의 형상화
인체 자기장의 형상화

우리의 몸과 뇌는 수렵채집 시절에 비해 크게 변한 것이 없지만, 현대의 환경은 엄청나게 변화하였다. 밤에도 빛이 없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고, 사회구조는 늦은 시간까지도 몸과 머리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식생활면에서는 당과 단백질 공급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필연적으로 수면장애 환자가 늘어가는 추세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 양방에서는 트리아졸람이나 졸피뎀을 자주 처 방한다.
트리아졸람은 항불안제이기도 한데, 복용 후 바로 잠이 들고 깊은 수면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깨어나게 되어서 재복용하거나 복용량을 늘리는 등 의존성, 내성이 큰 단점이 있다. 그리고 신경계통의 부작 용 때문에 최근 신중히 처방하는 추세이다.

졸피뎀도 바로 잠들게하고 각성 후 졸림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으나, 의존도가 아주 높고 기억이 박탈되는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치미병”을 중요시한다. 이미 병이 발생하여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생활습관, 음식, 처방으로써 질환으로 발전하는 자체를 방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행동적 조절(양생)을 중요 시 한다.

해가 뜬 시간대에 활동량을 늘리고, 해가 지면 활동량을 줄이고 잠들 준비를 하는 것이 수면장애를 방지하기 위한 기본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피부,두피, 피부의 모낭도 빛의 자극에 대해 시신경교차상핵(SCN)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므로 낮에 자연광에 노출되는 시간을 늘리고 해가 진 이후에는 빛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줄이는게 좋다. 운동은 저녁 식사 이전 시간대에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기상 시간과 취침시간을 정해서 수면 패턴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음식 섭취 패턴과도 연관이 있기에 식사시간도 불규칙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수면 중에 소화기관이 활동하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잠들기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아야한다. 평 소 커피, 차, 다크초콜렛과 같이 카페인 함량이 높은 음식을 주의해야하며, 술은 잠이 쉽게 들게하는 것 같지만 깊 은 수면을 방해하므로 자제해야한다.

체온 조절의 문제로 수면장애가 있을 수도 있다. 스트레스나 염증으로 체온이 약간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 멜라토 닌 분비가 어려워져 수면 개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체온이 만성적으로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수면 개시 와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 노인의 불면, 새벽에 체온이 떨어질 때 깨는 것이 그러한 경우이다.수면무호흡증도 수 면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코골이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위와 같은 각각의 원인에 맞춰 가미온담탕, 자음강화탕, 귀비탕, 천왕보심단 등의 처방으로 수면 장 애를 치료한다. 또한 한약처방은 체액의 흐름을 필요한 분야로 조절하는데 장점이 있기 때문에 반하, 복령, 복신 등의 약제를 활용하여 수면장애의 원인을 해결하기도 한다.
같은 목적의 침구치료도 시행하는데 조해, 신맥혈의 침치료는 생체시계와 관련한 유전자발현을 조절하여 불면증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수면의 질은 삶의 질로 직결된다. 인체 리듬을 건강히 유지하는 것이 건강관리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간단하지만 쉽지 않은 일, 생활 습관을 바꾸는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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