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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백성들의 먹을 거리 나물

가난한 백성들의 먹을 거리 나물

  • 기자명 김영조
  • 입력 2011.03.0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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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두서의 나물캐기, 가난한 백성들의 주식
나물은 푸성귀(채소)나 산나물 ·들나물 ·뿌리 등을 데친 다음 갖은양념에 무쳐서 만든 반찬을 말하지요. 그 종류를 들어보면 애호박나물·오이나물·도라지나물·숙주나물·시금치·쑥갓·미나리·고춧잎·깻잎·무나물·콩나물·고사리·고비·취나물·시래기나물·가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건강식으로 인기를 끄는 이 나물이 조선시대에는 가난한 백성이 끼니를 때우는 구황식품이었습니다. 조선왕조 500년 가운데 가장 태평성대였다는 세종 때인 1444년 4월 23일 자 세종실록을 보면 병조 판서 정연(鄭淵)이 임금께 보고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곧 청안(淸安, 현재 충북 괴산 부근) 지방에 갔을 때 남녀 30여 명이 모두 나물을 캐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나물만 먹은 얼굴빛이었다는 것입니다. 또 나물을 캐는 백성이 들판을 덮고 있었다며 백성들의 배고픔을 걱정하는 내용이지요.

“다북쑥을 캐네 / 다북쑥을 캐네 / 다북쑥이 아니라 새발쑥이네 / 양떼처럼 떼를 지어 저 산등성이를 넘어가네 / 푸른 치마 붉은 머리 허리 굽혀 쑥을 캐네 / 다북쑥을 캐어 무얼 하나 눈물만 쏟아지네” 다산 정약용이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쑥을 캐어 죽을 쑤어 먹는 백성들을 보고 쓴 <다북쑥>이란 시입니다. 죽도 곡식과 함께 쑤어야 죽다운 맛이 나는데 쑥만으로 죽을 쑤었으니 오죽했을까요? 요즈음 우리들이 먹는 나물은 갖은 양념으로 밥맛을 돋구는 음식이니 예전 구황식물로 먹던 나물과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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