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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본 세계, 헝가리 [중세기사 식당 만찬]

시로 본 세계, 헝가리 [중세기사 식당 만찬]

  • 기자명 김윤자 기자
  • 입력 2013.05.02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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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기사 식당 만찬
-헝가리 문학기행

김윤자

우리 모두
중세기사가 된 것
지하의 스산한 굴속 긴 통로를
걸어 들어가면서부터
좁은 길목에 수북이 쌓아 놓은 와인병에서
호탕한 기상을 예감을 했듯이
안내 받아 들어간 홀의 석벽에
창과 방패, 장검 등 온통 기사의 무기로
장식한 풍물을 보며
테이블 위 촛불마저 아득하여, 조금은 소슬하기도
차가운 공기가 살갗을 흔들어 한기가 스밀 때쯤
단호박만한 둥근 빵에, 윗뚜껑을 자르고
스프를 한가득 채워
사람 앞에 한개씩 주는 것을 시작으로
타조 다리, 칠면조, 생선살, 통감자 외
수많은 종류의 음식을 담은 대형쟁반이
식탁에 가로질러 앉을 때
우리는 모두 완전한 중세의 기사가 되어
두손으로 용감한 식사를 하며, 와인잔에 투지를 담으며
헝가리의 마지막은 그렇게 깊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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