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 왕궁
-헝가리 문학기행
김윤자
한때는 조선의 세종대왕격인
마챠시 왕이
헝가리 문화의 꽃을 피웠을 궁전인데
세월도 떠나고, 사람도 떠나고
궁전 뜨락에는 외인의 숨결만 한가득
마주보며 흐르는
도나우 강의 고운 물살만이 평화로울 뿐
수많은 외침으로 허물어진 왕궁은
도서관과 박물관으로 바뀌고
전쟁으로 지아비가 죽어감에
어미의 성을 따르던 것이
완벽한 모계사회로 굳어져버린 나라
아직도 놓지 못하는 역사의 심지를
앙칼진 발톱으로 움켜쥐고
정문 높은 솟대에 머물러 비상을 꿈꾸는
전설의 새, 툴루
헝가리 건국의 아버지 아르파드를 낳았다는
설화를 빌어, 독수리 같은 위용으로
새 시대의 둥근 알을 낳을런지도,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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