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의 요새
-헝가리 문학기행
김윤자
그 옛날
도나우 강을 더듬던
어부의 손이
저토록 고왔을까
도나우 강의 뽀얀 물안개로 빚은
하얀 집, 금방이라도
물의 요정이 고개를 내밀 것 같은
일곱 개의 작은 성채
마챠시 교회의 새벽 종소리가
뜨락에 가득 고이면
성스러운 걸음으로
절벽에 누운 부다 언덕을 내려갔겠지
가장 넓고 깊은 저 물목에서
고기를 잡아 올리는 것보다
긴 호흡으로 흐르는 도나우 강의
인내와 끈기를 배웠을 거야
그래서 적의 공격도 막아내고
한데 뭉쳐 조합도 결성하고
고깔모자 지붕 푸른 나뭇가지 사이
아름다운 전설이 흐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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