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레르트 언덕
-헝가리 문학기행
김윤자
이곳에서
이탈리아의 수도사 겔레르트는
산 채로 와인 통에 담겨
저 아래 도나우 강으로 던져졌단 말인가
헝가리 최초의 국왕 이슈트반이
아들 임레 왕자의 교육을 위해
가정교사로 데려온 그가
헝가리에 그리스도교를 전도한 것이
그리도 큰 죄였던가
얕으막한 바위산 중턱에
고요히 일어선 순교자 겔레르트
그의 동상 오른손엔 십자가를
왼손엔 성경책을 들고 슬픔을 다독인다.
결국 겔레르트의 죽음으로
왕자의 교육도 실패했다 하니
그날의 아픈 이야기들이
도나우 강변 소슬한 언덕을 휘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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