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우 강
-헝가리 문학기행
김윤자
다뉴브 강의 잔물결로
이미 오래 전 가슴 속에 흘러온 강을
그 강변 겔레르트 언덕에 올라
두 눈에 담으며, 나는 지금
각인된 그리움을 꺼내고 있다.
나의 어깨에 보랏빛 날개를 달아준 강
요한 스트라우스의 달빛 선율을 타고 흐르는
환상의 그 강가에서
꿈과 우정과 희망을 다지곤 했지
지금껏 풋풋한 향내로
내 안에 살던 강이
독일에서 탄생하여 유럽 여덟 나라를 돌며
풍요와 낭만을 선사하고
흑해에 가서야 생을 마감한다는 위대함과
헝가리 전역을 남북으로 흐르며
부다페스트를 부다와 페스트로 나누는 장엄함을
이곳에 와서야 알았으니
뇌리 속 지도에, 다시금 나는
성숙한 집념의 강줄기를 강한 터치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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