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산 눈새 빙하
-캐나다 문학기행
김윤자
한 마리 거대한 눈새가
로키산에 앉아 있다.
식물이 살지 않는 죽음의 선상에
희망으로 솟는 하얀 날개가
북극의 어둠을 삼키고
빛으로 생명의 불을 지핀다.
만년설이 쌓이고 녹는
우주의 반복된 리듬 속에서
자연의 예리한 손끝으로 빚어낸
위대한 조각품
날지 못하여 아름다운 새
뿌리 깊은 저 빙하
오랜 세월 청청한 모습으로
하늘을 우러르다가
천상의 사랑을 받으면
눈꽃 깃 하나 목숨을 세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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