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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 청춘.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스무살 청춘.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 기자명 황문권 기자
  • 입력 2012.11.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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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대 교학처 성현빈 주무관...“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체육대학교 교학처에서 근무 중인 성현빈 주무관
[서울시정일보 황문권기자] “남들보다 일찍 공직에 입문했으니까 그만큼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나중에 기능인재 추천채용제 출신으로 국가에 한 획을 긋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성현빈 장관? 기대하세요!” 성현빈 주무관의 말이다.

스무살 청년은 패기에 찬 목소리로 씩씩하게 말을 꺼냈다. 교육과학기술부 소속으로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교학처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난 2011년 행정안전부의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성 주무관은 올해 3월 3주간의 연수를 거쳐 4월부터는 한체대에서 견습직원으로 6개월간 업무를 익혔다. 9월 견습 딱지를 뗀 성 주무관은 이제 어엿한 9급 공무원이다.

추천대상은 기술·기능 분야가 설치된 특성화고·마이스터고와 전문대학 졸업(예정)자 중 학과성적 상위 30% 이내인 사람(2011년까지는 학과성적 상위 10%이내 2012년부터 상위 30%로 완화)이며 이를 통해 한 마디로 공직에 고졸 출신 공무원을 기용하는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를 통해 제도가 도입된 2010년에 30명이, 2011년에는 성현빈 주무관을 비롯한 53명이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대학이 아닌 공직에 입문했다. 올해에도 상, 하반기에 걸쳐 100명의 고등학생들이 공무원의 길을 걷기 위해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를 통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지만 아직도 생소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열린고용 실현 위해 2010년부터 ‘기능인재 추천채용제’ 도입]

성현빈 주무관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바로 공무원이 되는 길이 있을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야 시험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질거라 생각했던 그에게 담임선생님이 기능인재 추천채용제를 권유했다.

이에 성주무관은 자료조사를 검색했다. 1기 선배들의 기사였다.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성 주무관의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원서를 접수하고 본격적으로 필기를 준비했다.

수원하이텍고등학교(마이스터고) 전기과 출신인 성현빈 주무관. 학교수업은 마이스터고답게 실전에 강한 실습위주였고, 평소 시험기간에 벼락치기로 준비하던 한국사를 공무원 시험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9급 공무원들이 보는 한국사 문제집을 사서 처음 20문제를 풀었는데 그가 맞춘 정답은 2개뿐. 이래서는 2달 후 있을 시험에서 떨어지겠구나 싶었단다.
정신을 차리고 일단 먼저 한국사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기 위해 만화로 된 13권짜리 한국사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시험을 위해 공부를 시작했지만 빠른속도로 재미가 붙으면서 점수도 올랐다. 시간이 부족해 쪽잠을 자기도 일쑤. 성현빈 주무관의 인생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치열했던 시간들이라고 했다.

그 시간들을 어떻게 견뎠나는 성현빈 주무관은 0.1초의 고민도 없이 “기숙사!”라고 대답했다. “혼자서는 힘들어요. 저 같은 경우는 같은 기숙사 친구들이 제가 옆에서 공부하면 같이 안자고 있어주고, 졸립다고 하면 엄청나게 매운 떡볶이도 사와서 먹어라고 챙겨주고... 그런 도움들이 있어서 버틸 수 있었어요.”

[절실함이 합격의 원동력]

성현빈 주무관은 본인의 합격이유를 절실함으로 들었다. “절실함이 없으면 안돼요” 제법 확고한 그의 말투에서 얼마나 이것을 원했는지 알 수 있었다. “여기서 떨어지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원래 무엇인가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꼭 이루고야 마는 성격인데 채용과정에서의 단계들을 거치면서 꼭 붙고 싶다는 마음이 점점 간절해 졌습니다. 또 그만큼 열심히 했고요. 제 간절함이 통했나봅니다.”

‘기능인재 추천채용제’에는 한 학교에서 지원가능한 인원에 제한이 있는터라 성현빈 주무관이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서도 추천을 받으려는 학생들 사이의 경쟁이 무척 치열했다고 한다. 그 경쟁을 뚫고 얻은 소중한 기회인 만큼 꼭 합격하고 싶었다고.

여느 스무살이었다면 지금쯤 한창 대학 캠퍼스에서 신입생으로 가을학기를 보내고 있을테지만 성 주무관은 한국체육대학교 교학처에서 학생들의 학적(학교에 비치하는 학생에 관한 기록)관리부터 강사료 관리, 기자재관리, 수업 물품관리 등에 책임을 지고 일하는 직원이 되었다.

[취업이 목표, 대학만이 정답은 아냐]

대학을 다니는 친구들을 만날 때면 왜 후회가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는 성 주무관. 가뜩이나 일하는 곳이 대학교라 동아리 활동하는 또래의 대학생들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는 것이 사실이란다.
그러나 성 주무관은 “어렸을때부터 워낙 독립적인 성격이라 부모님께 손을 벌리면서까지 대학을 다닐 생각은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대학을 꿈꿨던 게 아니니까 입시 공부 위주가 아닌 마이스터고에 진학한 거고요.”라며 또렷한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가난한 고학생이 느끼는 공통점이지만 성주무관은 감당할 수 없는 등록금을 내면서 대학을 진학하느니 또 그러고 난 뒤에도 결국은 취업이 목표라면 오히려 좀 더 빨리 사회에 나와 맡은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게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낫지 않겠냐고 얘기했다.

공무원이 되고 나니까 어떠냐고 물었더니 무척 어른스러운 답변이 돌아왔다. “행동 하나하나에 책임감이 생겼습니다. 책임감이 더해지니 말하나, 행동하나 조심해야겠더라고요. 뭘하든 생각 한 번 더하고 말하고 행동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9급 공무원에 임용된 지 겨우 2달 지난 성 주무관이지만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특히, 그의 고등학교 전공인 전기과의 능력을 살리는 기자재관리, 수업관리에 관해서는 꼼꼼한 관리와 함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실제로 어학실습실의 내장형 모니터가 잦은 고장을 일으키자 원인을 분석한 성 주무관은 모니터를 잡아주는 블락캣을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를 제공해 이를 실행에 옮긴 일도 있었다. 강의나 학생들의 발표를 녹화해서 수업진행에 참고하기 위해 만든 녹화실은 만들어뒀지만 방치한 채 있었는데 성 주무관이 임용된 후 노후 장비를 보수해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계발해야]

성 주무관은 작지만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휘해 일터에 변화가 오는 것들이 신기하고 뿌듯하다고 한다. 기존의 공무원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과 조금은 다른 생각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그 틀에서 벗어나는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지 않냐고. 그래서 자신과 같은 반짝이는 생각을 가진 기능인재들이 더 많이 공직에 들어왔으면 한다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하루하루가 신기하고, 매일매일이 다 기억에 남는다는 성현빈 주무관. 어린 나이에 안정적인 직장을 얻은만큼 경제적으로도 안정을 찾아 자기 발전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며 장점을 나열하는 성 주무관의 모습에서 풋풋한 새내기의 넘치는 의욕을 읽을 수 있었다.

[자리에 적혀있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는 성현빈 주무관.]

단 하나, 남들이 보기에 이미 취업이라는 목표를 이룬 셈이니 어찌보면 이게 끝인데 끝이란 생각을 하면 한 없이 나태해진단다. 크고도 작고, 쉽지만 어려운 그만의 계획이라면 스스로 나태해지지 않는 것! 공무원을 하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계속 쌓을 수 있는 기회들을 통해 계속 성장하고 싶은 것이 성현빈 주무관의 개인적인 바람이다.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얼마전 행정안전부 맹형규 장관을 만났었는데 그 분은 기자 출신으로 장관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라고 못할 게 뭐 있겠습니까? 일찍 들어선 만큼 시간도, 기회도 많이 주어졌다고 생각합니다. 한 단계 한 단계 계속 발전하는 공무원 되겠습니다.” [자료제공 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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