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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al Volunteer, KKITCHEN(끼친)

Cultural Volunteer, KKITCHEN(끼친)

  • 기자명 임재강 기자
  • 입력 2012.11.01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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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토) 낮 12시부터 석촌호수 수변무대에서 Flea Market 열어

[서울시정일보 임재강기자] 지난달 13일(토)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 수변무대. 평소 가족이나 연인, 주민들이 운동과 데이트를 즐기던 그 시간 그 곳에 이색 장터가 열렸다. 홍대 앞에서나 볼 수 있었던 플리마켓(Flea Market : 벼룩시장)이 들어선 것. 핸드메이드 액세서리와 핸드폰 케이스 같은 아기자기한 상품들이 오가는 주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가격대는 2천원부터 1만원까지. 가격대만 보면 쓰던 물건을 내다파는 알뜰장터 같지만 실상은 전문 디자이너들이 수공예로 직접 작업한 새 작품들이다. 그런가 하면 호수 한 편에서는 또 마술쇼와 밴드 공연으로 시끌벅적하다. 기존 석촌호수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새로운 문화다.

“모두다 직장인들이예요. 각자의 재능을 살려서 틈틈이 상품도 만들어서 팔고요, 자발적으로요. 이렇게 공연도 하고, 그 수익금은 전액 불우한 환경에 놓인 소외아동과 꿈이 필요한 청소년들의 바르고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한 지원금으로 사회에 환원하고 있습니다.”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하는 이들은 재능기부단체 끼친(KKITCHEN). 끼 있는 친구들이 그 끼를 나눠주기 위해 모였다고 해서 정해진 이름이다.
끼친은 소외 아동 및 청소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0년 결성됐다. 대기업 사원이던 김영광(28)씨는 ‘범죄자 중 상당수가 불우한 유년기를 보낸다.’는 뉴스를 보고 당시 즐겨 찾던 인터넷 사이트에 무작정 글을 올렸다.
“일주일에 한 시간만이라도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재능을 나눌 분을 찾습니다.”
곧 수 십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심지어 외국에서도 재능을 나누고 싶다는 이들이 연락을 취해왔다. 구체적인 목표보다는 목적을 위해 모인 모임인지라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했다. 첫모임에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한강변 쓰레기를 주웠다. 정부와 지자체에 맨땅에 헤딩하듯 단체를 소개하고 봉사 의사를 적극적으로 알렸지만 속 시원한 피드백은 없었다.

“좋은 일 하겠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무관심할까. 원망도 했었죠. 그러다가 인터넷 신문고에 정말 봉사하고 싶다는 글을 올렸는데, 바로 연락이 오더라고요. 봉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겠으니 글 좀 지워달라고요.(웃음) 그래서 처음 시작하게 된 것이 저소득 학생을 대상으로 정서지원사업인 도림하이입니다.”
도림하이는 영등포구 도림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월2회 아이들의 체험학습을 지원한다.

올해 7월부터는 전국 고등학교를 찾아 진로와 꿈을 주제로 멘토링을 해주는 잡(JOB)수다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건축가, 교사, PD, 디자이너, 변호사 등 끼친 회원들의 직업과 끼를 살려 꾸린 20여명의 멘토단이 아이들 앞에 섰다.
현재 끼친은 300여 명에 이르는 어엿한 비영리단체로 성장했다. 새로운 사업을 모색해야 할 즈음, 재능기부와 문화라는 접점에서 송파구와의 연이 닿았다. 지난 3월 잠실관광특구 지정을 이끈 송파구는 적극적으로 끼친의 플리마켓 사업에 힘을 보탰다.

“끼친 회원 중에 디자이너가 많이 있어요. 그래서 자연스레 플리마켓을 생각하게 됐는데 그러다 보니 홍대나 서초에는 있는데, 왜 석촌호수에는 플리마켓이 없을까 생각을 했죠.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인데 말이죠. 수변 공간에 플리마켓을 열고, 거기다 무료 공연을 더해 문화 마켓을 만들면 좋겠다. 그래서 새로운 문화를 접목하고, 또 지역을 거점 삼아서 지역 청소년들과도 소통하면 좋겠다는 공감대가 형성이 됐죠.”

행사를 기획한 박수지(27)씨는 석촌호수변 플리마켓의 이름을 ‘나눔 아트마켓’이라 소개했다. 젊은 디자이너들의 톡톡 튀는 감성이 담긴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핸드폰 액세서리, 파우치, 에코백, 향초, 유아용품, 문구 등의 제품에 솜사탕 이벤트, 캐리커쳐, 거리마술, 인디밴드 공연 등 끼친 회원들이 준비한 문화 이벤트도 가을 호숫가를 물들인다는 점에서 그럴듯한 이름이다.

끼친의 회원은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한 번의 행사에 들이는 노력도 생각 이상이다. 남들은 회사 일을 마치고 편히 쉬고 있을 시간에도 끼친 회원들은 밤새 플리마켓에 내 놓을 제품을 디자인하고, 조명과 물품을 섭외하고, 행사를 알리고 준비한다. 치열한 준비과정을 거치지만 그만큼 스스로 즐겁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다.

지난달 13일(토) 첫 번째 플리마켓을 성공적으로 마친 끼친은 오는 3일(토) 두 번째 석촌호수 나눔 아트마켓을 준비하고 있다. 시간은 낮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 석촌호수 서호 수변무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번 플리마켓에는 천막 등의 물품을 송파구가 지원해 소요 경비를 아꼈다. 아낀 만큼 더 많은 수익금이 관내 저소득 아동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다.

“송파구와 함께 행사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비전이 생겼어요. 바로 끼친의 일부 기능을 송파구 지역형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거죠. 송파구에서도 저희의 뜻을 잘 이해해 주시고, 내년에도 정기적으로 플리마켓이 설 수 있도록 협조를 약속해 주셨어요. 석촌호수를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 가치가 형성되고, 또 이를 통해 지역 아동들에게도 정서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바르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끼친이 꾸는 또 하나의 꿈입니다. 걷기 인프라가 잘 조성되 있는 지역의 특색을 반영해 드림워킹 페스티벌이라는 걷기대회도 구상하고 있고요. 또 장기적으로 힐링이 필요한 청소년들과 지역주민을 위한 휴(休)&북카페를 설립하고 재능기부를 통한 건강한 문화를 지속 만들어 나간다는 가시적인 목표도 세우고 있습니다.”

한편 송파구(구청장 박춘희)는 석촌호수 플리마켓을 잠실관광특구의 또 하나의 명소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관광도시에는 어디나 플리마켓이 있다.“면서 ”문화와 나눔을 접목한 석촌호수 플리마켓에 지역의 문화 자원, 자원봉사자들과의 연계를 비롯해 관련 인프라 등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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