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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의 지하철 세종시 BRT ....시승기

땅 위의 지하철 세종시 BRT ....시승기

  • 기자명 황문권 기자
  • 입력 2012.09.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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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오송역~정부세종청사 20분에 주파…편안하고 쾌적

19일 KTX 오송역~세종시~대전시 유성구를 잇는 ‘BRT도로’ 개통과 함께 시범 운행을 시작한 ‘바이모달트램’의 모습.
[서울시정일보] 지하철의 정시성과 버스의 편리성을 더한 신개념 교통체계가 국내에 최초로 등장했다. 세종시 BRT(간선급행버스체계)도로가 바로 그것이다. 땅 위의 지하철이라 불리는 BRT도로의 개통과 함께 시범 운행을 시작한 바이모달트램을 직접 탑승해보기 위해 세종시를 찾았다.

서울에서 출발하는 KTX열차로 오송역에 도착해 다시 오송역에서 출발해 세종청사와 첫마을을 지나 대전 반석역을 향하는 바이모달트램에 몸을 실었다.

세종시는 KTX오송역과 세종시, 대전시 유성구를 잇는 31.2km 구간에 1조 2314억원을 들여 BRT도로를 건설했다. 2008년 8월 시작한 공사는 2012년 9월 19일 도로 전 구간의 개통으로 완공됐다.

간선급행교통체계(Bus Rapid Transit)라 불리는 BRT는 일반 버스가 다양한 교통상황에 의해 시간을 못 지키는 점을 보완해 도시내 주요도로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고 급행으로 버스를 운행시키는 시스템이다.

BRT도로는 독립된 전용차로 운행과 함께 도시 내의 교차로에서 정시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가도로처럼 땅 위로, 혹은 땅 속으로 통과하게 설계됐다. 지하철이 다른 차량의 방해를 받지 않고 가고자 하는 레일로 운행해 정시성을 지킬 수 있듯이 BRT도로를 운행하는 차량도 레일만 없을 뿐 전용도로를 이용해 정시성을 지킬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BRT를 땅 위의 지하철이라 부른다.

실제로 시범 운행 첫날 BRT도로를 달리던 바이모달트램 이용 승객 대부분은 미리 고지된 시간표가 지켜지는 모습에 만족해 하고 있었다.

버스 두대를 이은 모양의 ‘바이모달트램’ 내부. 내부는 전철과 흡사해 많은 이들이 기차를 탄 듯하다고 표현했다.
앞서 말한 대로 이번에 개통한 BRT도로에는 국토해양부 R&D 사업으로 한국철도연구원이 개발한 신 교통수단인 바이모달트램이 투입된것이다. 버스 2대를 이은 모양을 하고 있는 바이모달트램은 길이 18m·폭 2.5m·높이 3.4m으로 CNG와 전기를 이용해 달리는 친환경 차량이다. 29개의 좌석을 보유하고 있으며 93명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80㎞이다.

한국철도연구원은 2003년부터 2009년까지 CNG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 등 핵심부품을 국산화 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을 거쳐 2010년 6월에는 바이모달트램 시작차량의 제작과 성능시험을 완료했고 이듬해에는 시범사업용 시제차량(2대)의 제작 또한 완료한다. 제작된 차량은 시험운행을 거쳐 지난 여수엑스포 기간(2012년 5월 12일~8월 12일)에는 엑스포역과 이순신광장을 오가며 시범운행과 동시에 관람객들에게 신교통수단으로 선보이는 기회를 가졌다.

세종시의 BRT사업에 바이모달트램이 참여하게 된 것은 올 3월 BRT도로의 일부구간인 세종-대전 유성간 도로가 먼저 개통하면서 BRT도로를 달릴 후보차량 군들을 모아놓고 진행한 시승식의 결과다. 예정주민 8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승식에는 바이모달트램을 포함해 신교통수단으로 제시된 전기버스, 수소버스, CNG하이브리드 차량 등이 후보로 출품됐다. 시승식 후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안정성, 경제성, 디자인, 도시이미지와의 상관관계 등의 항목에 시승식 참여 예정주민의 약60%가 바이모달트램에 표를 주었다.

BRT도로의 개통과 함께 바이모달트램은 19일 오전부터 세종시에서의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이번 시범 운행은 KTX 오송역부터 대전시 반석역까지며 정부세종청사와 세종시첫마을, 세종터미널을 경유한다. 매주 월~금요일 운행하며 시간은 오전 6시~낮 12시, 오후 3~9시까지다. 시범 운행 기간 동안 요금은 무료다.

세종시 첫마을 정류장에서 바이모달트램의 승·하차를 위해 분주한 주민들의 모습.
이번 시범 운행에는 2량의 바이모달트램이 편성됐으며 4명의 기사와 승객들의 안전과 안내를 위해 4명의 안전요원이 배치되어 있다. 이 중 김원태씨는 시험선부터 운행을 맡은 바이모달트램 배테랑 운전기사다. 택시부터 좌석, 고속버스까지 대한민국 육로를 달리는 탈 것은 웬만큼 운전해 본 경험을 갖고 있다는 그는 바이모달트램의 시험선 기사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새로운 형태의 교통수단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다고 한다.

김원태씨는 “처음에는 기존에 운전하던 차량들 보다 길이가 길고, 그 만큼 바퀴가 많아 적응하기 쉽지 않았지만 적응만 하면 운전자 입장에서 바이모달트램이 기존의 차량보다 훨씬 더 편하다”고 말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BRT도로에는 마그네틱 자석이 2~3m마다 깔려있어 센서가 이를 인식, 자동으로 설정해 놓은 노선대로 운전이 가능하다. 현재는 세종시 대중교통중심도로에만 깔려있고 시범 운행 첫날이라 수동운전만 이뤄지고 있었지만 센서 입력작업이 끝나면 자동과 수동운전이 병행될 예정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향후 세종시 BRT도로 전 구간에 마그네틱 자석을 깔아 무인으로 차량을 운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모달트램을 이용하면 KTX 오송역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주행거리는 5km, 주행시간은 20여 분 단축돼 20분이 소요된다. 취재진이 탑승한 바이모달트램도 오송역을 출발한지 정확히 20분 후 정부세종청사에 도착했다.

다시 승객들을 태운 트램은 다음 정류장인 세종시 첫마을로 향했다. 최근 들어 아파트 입주율이 75%를 넘어서고 상가 입주율은 88%에 달하는 등 첫마을은 계속해서 입주율이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병원, 약국, 학원, 음식점 등 다양한 업종의 상가들이 속속 입점해 점점 계획도시의 면모를 갖춰가는 중이다. 이를 반영하듯 첫마을 BRT 정류장에 도착하자 많은 주민들이 BRT를 이용하기 위해 바이모달트램에 탑승하는 모습이 보였다. 첫마을을 지나자 트램안은 승객들로 가득찼다.

승객 대부분은 세종시와 인근 대전시 주민이었다. 대전시 유성구에 산다는 이덕형씨는 신문을 통해 BRT도로 개통소식을 미리 접하고 일부러 시범 운행 첫 날 바이모달트램을 타기 위해 나왔다고 한다. “막히는 것도 없고, 옛날 전차 생각나네요” 전철을 닮은 내부 모습에, 차창밖의 풍경을 구경할 수 있어서 젊은 시절의 전차가 생각난단다.

또 세종시 주민이라는 강정현씨는 평소에는 자가용을 이용했지만 이제 앞으로는 바이모달트램을 이용하겠다며 세종시에 사는 주민으로 무척 뿌듯하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더불어 “앞으로 이 도시에 살 사람들이 이용하면 참 편리하겠다”며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모습이었다. 대전시에 거주하는 김영애씨는 아예 바이모달트램의 시간표를 손에 쥐고 차량을 이용하고 있었다. 평소에 정부세종청사에서 일을 한다는 김씨는 출·퇴근시 계속 이용하겠다며 “기존 버스보다 소음도 훨씬 적고, 덜컹거림도 훨씬 덜해 기차 타고 가는 느낌이다”고 본인의 탑승기를 들려줬다.

세종시에는 14일 국무총리실의 1차 이전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기획재정부 등 5개 정부부처가 추가로 이전할 예정이다. 많은 공무원들이 청사와 인근 지역을 연결할 BRT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퇴근시간이 되자 오송의 식약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이재현씨를 비롯, 다수의 공무원들이 바이모달트램을 이용해 퇴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취재진이 왕복으로 탑승해 본 BRT 차량인 바이모달트램은 시범 운행 시작시 밝힌 예정된 시간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게다가 정류장의 인도와 높이를 맞추는 수평정차, 정밀정차가 가능해 장애인 휠체어의 탑승과 승객들의 승·하차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바이모달트램은 내년 3월 31일까지 약 6개월간 시범 운행된다. 행복청 관계자는 시범 운행을 통해 발견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관련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최종 차량을 선정하고 운영방법에 대한 논의를 거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BRT와 국내 기술로 개발한 바이모달트램이 신개념 교통체계로 국민들에게 자리잡길 바란다,[기사 사진 자료제공.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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